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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뛰지 못해도' 베테랑들이 보여준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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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에 뛰지 못해도' 베테랑들이 보여준 품격

    신태용 감독은 8월14일 이란(8월31일), 우즈베키스탄(9월5일)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10차전에 나설 26명 명단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것은 잊혀졌던 베테랑들의 복귀였다.

    서른아홉 이동국(전북)을 2년10개월 만에 호출했고, 염기훈(수원) 역시 2년2개월 만에 불렀다. 6월 카타르 원정을 통해 대표팀으로 돌아온 이근호(강원)도 다시 한 번 호출했다.

    이란전에서 베테랑들에게 기회는 돌아가지 않았다. '경기력'을 우선으로 내세워 호출했기에 욕심도 났다. 그런데 이동국만 후반 44분 잠시 그라운드를 밟았고, 염기훈과 이근호는 벤치만 달궜다.

    하지만 베테랑들의 욕심은 오로지 승리였다.

    염기훈은 "솔직히 오랜 만에 대표팀에 들어왔고 K리거들은 미리 소집도 했지만, 그 선수들이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면서 "어린 선수들이지만,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뛰어야 하는 게 맞다. 이란전은 이동하면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우즈베키스탄전은 이란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호도 "불만이 없었는데 기사를 보고 좀 생길 뻔했다"고 웃은 뒤 "개인적인 생각은 안 하고 있다. 26명 중 뛸 수 있는 선수는 14명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내가 나가고 싶다고 욕심을 냈으면 경기장에서 더 안 좋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에 뛰지 못해도 베테랑의 역할은 중요하다. 신태용 감독도 단순히 경기 출전을 위해 베테랑을 뽑은 것은 아니었다.

    이란전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우즈베키스탄전 부담감이 더 커졌다. 이기면 월드컵 자력 진출이지만, 비기거나 질 경우에는 경우의 수까지 따져야 한다.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한 판. 이동국을 비롯해 염기훈, 이근호 등 베테랑들이 흔히 말하는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다.

    염기훈은 "동국이 형이 대표로 우즈베키스탄에 오기 전에 말했다. 지나간 일이고, 한 경기가 남았기에 다 잊고 이번 경기에 모든 걸 쏟자고 했다"면서 "어린 선수들도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이제 다음 경기는 없다. 결정 짓냐, 못 짓냐가 달렸기에 누가 말을 안 해도 당연히 알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동국이 형, 근호와 생각을 많이 했다. 오래 대표팀에 안 들어왔으니 밖에서 바라봤을 때 어땠나 이야기도 했다"면서 "선배 입장에서 '이렇게 열심히 할 테니 너희도 따라와라, 우리도 몸으로 보여주겠다'고 이야기 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았다. K리거들 위주로 조기소집도 했지만, 사실상 26명 전원이 훈련한 것은 사흘에 불과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훈련은 사흘이 전부. 결국 필요한 것은 간절함, 쉽게 말하면 정신력이다.

    염기훈은 "선수들에게 간절함이 더 필요하다"면서 "짧은 시간에 조직력을 완벽하게 하기는 어렵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내용, 결과를 다 가져오면 좋게지만, 이번 경기는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한 마음, 한 뜻으로 한 발 더 뛴다는 마음으로 결과를 가져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근호도 "정신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경기 중 커뮤니케이션이 어렵지만, 계속 노력해야 한다. 경기 전에 이야기를 많이 하고, 약속을 많이 해서 약속된 플레이를 해야 한다. 평상시 대화를 통해 익숙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염기훈(왼쪽)과 이근호.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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