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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파업 첫 날…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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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MBC 파업 첫 날…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방송 차질에도 언론계 '지지선언' 계속

    총파업에 돌입한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개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양대 공영방송 KBS와 MBC가 한 날 한 시(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각각 고대영, 김장겸 현 사장 퇴진과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파업으로, 2012년 이후 5년 만에 벌어지는 '동시 총파업'이다.

    총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는 각각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새노조는 4일 오전 기자회견, 오후 출정식을 통해 '일손을 놓는 이유'를 국민 앞에 밝혔다. 새노조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광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국정농단 사태 이후 촛불혁명에서 국민이 언론인들에게 언론 적폐청산의 과제를 줬다"며 "지난 9년 간의 방송장악을 반드시 이번에 끝장내고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체포영장' 발부 후 행적이 묘연했던 김장겸 사장이 기습출근하는 바람에 MBC본부의 하루는 더 숨가빴다. 김 사장은 또한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보도자료를 뿌려 내일(5일) 고용노동부에 출석하겠다고도 밝혔다.

    MBC본부는 오전, 오후 각각 서울MBC지부와 전국 18개 지역지부가 참가하는 출정식을 두 차례 개최했다. MBC본부는 "촛불이 MBC를 바로세울 정의로운 싸움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줬다"며 "우리가 꿈꾸던 공영방송을 만들어 내자"고 말했다.

    ◇ 결방, MC 교체, 축소… 피할 수 없는 '방송 파행'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총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이날 출정식에는 '김장겸은 물러나라 그대들을 믿습니다'라는 시민의 손팻말이 등장했다. (사진=이한형 기자)

     

    새노조와 MBC본부 노조원이 각각 2천 여 명씩 '파업'에 나서고 있기에 방송 파행은 불가피하다. KBS-MBC는 파업 전날인 3일부터 북한 핵실험 속보 체제에서 경쟁사에 밀려 '빈자리'를 노출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9. 3. 北 핵실험 지각특보 KBS·MBC…'파업 기자들에 복귀 종용')

    새노조에 따르면 총파업 1일차인 4일 하루에만 KBS뉴스 프로그램에서만 12건이 결방·편성 축소·앵커 교체 등 파행이 빚어졌다. KBS 2FM과 2라디오 프로그램 대부분이 코너 없이 단순 BGM 포맷으로 운영되는 등 총 41건의 프로그램에서 파행이 발생했다는 것이 새노조 설명이다.

    1TV '5시 뉴스', '930 뉴스', '마감 뉴스'가 삭제됐다. 메인뉴스인 '뉴스9'도 60분에서 40분으로, 로컬방송은 12분에서 5분으로 단축됐으며, '뉴스라인'은 40분에서 20분으로 줄었다. 2TV에서는 '아침뉴스타임', '2시 뉴스타임', '경제타임', '스포츠 하이라이트', '지구촌 뉴스'가 삭제됐다.

    1TV '세계는 지금', '역사저널 그날', '천상의 컬렉션'(9일부터), '진품명품'(17일부터), '생로병사의 비밀'(19일부터)과 2TV '재난방송센터', '속 보이는 TV' 등이 결방될 예정이다.

    MBC는 기자·PD·아나운서 등 구성원 다수가 지난달부터 제작거부에 나섬에 따라 파업 전에도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뉴스M', '뉴스24' 등이 정상방송되지 못했다.

    파업 본격 돌입 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메인뉴스의 타격이다. '뉴스데스크'는 평일 25꼭지, 50분에서 20꼭지, 40분으로, 주말 40분→30분으로 축소 편성된다.

    월요일 11시대에 '오빠생각' 대신 편성된 파일럿 프로그램 '이불 밖은 위험해' (사진=MBC 제공)

     

    이밖에도 다수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을 온전히 만나지 못한다. 이번주 편성표를 보면 '오빠생각' 대신 파일럿 프로그램 '이불 밖은 위험해'가, '100분 토론' 대신 '출발! 비디오 여행 스페셜'이, 'MBC스페셜' 대신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가 편성됐다.

    '발칙한 동거-빈방있음', '나 혼자 산다'는 8일, '무한도전'은 9일부터, '복면가왕'은 10일부터 본방송 대신 스페셜 방송이 나간다. '라디오스타'는 6일까지는 정상방송되나 그 이후를 기약할 수 없다.

    광고 송출에도 문제가 생겼다. MBC는 4일 오후 4시부터 5일 오후 4시까지 TV 광고 송출이 중단됐고, 라디오 일부 프로그램에서도 광고가 끊겼다.

    ◇ 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작가협회 등 '파업 지지' 잇따라

    사측에서는 '낭만적 파업'(MBC), '공멸로 끝나버릴 파업'(MBC) 등의 표현으로 공공연한 비난을 하거나, '북한 6차 핵실험 강행'으로 비상사태가 된 만큼 업무복귀를 종용(KBS)하고 있지만, 파업 첫 날에만 'KBS-MBC 총파업' 지지선언이 쏟아졌다.

    한국기자협회는 4일 성명에서 "KBS와 MBC 동료들이 펜과 카메라를 잠시 내려놓은 것은 지난 10년간 공영방송의 위상과 신뢰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음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고대영 KBS 사장, 김장겸 MBC 사장의 결단 △해직자 즉각 복직 등을 촉구했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지난 정부에서 공영방송은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했다.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라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으로 전락한 것은 지난 정권과 공생한 경영진의 책임"이라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양대 방송사의 이번 파업을 적극 지지하며, KBS와 MBC를 망가뜨린 최종 책임자인 고대영 사장과 김장겸 사장의 즉각 퇴진을 또 다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PD연합회는 "파업 투쟁에 나선 KBS와 MBC 노동자 여러분! 죽어야 다시 살릴 수 있고 멈춰야 다시 달릴 수 있다. 여러분이 일제히 일손을 놓은 것은 공영방송을 부활시키고 촛불혁명을 완수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완전 승리의 그날까지 여러분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우리 MBC, KBS 동지들은 왜 파업을 하는가? 우리 아나운서 동지들은 왜 마이크를 내려놓았는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서다. KBS, MBC를 다시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며 9년 동안 자행된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기 위해서"라며 "공정방송 MBC와 불편부당한 KBS를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KBS-MBC 파업 참여 인원이 '사상 최대'임을 언급하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장악된 공영방송은 더 이상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음을 고대영-김장겸 사장은 명심해야 한다. 이제 그만 욕심을 버리고 결단을 내려라"라고 당부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공영방송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상업방송이 하지 못하는 공적인 역할을 담당하라고 만든 방송사다. 국민을 대신해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핵심적인 역할"이라며 "(이번 파업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누적된 적폐를 청산하고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싸움"이라고 규정, 양대 방송사 노조 파업에 힘을 실어 주었다.

    방송 4사(KBS·MBC·SBS·EBS) 구성작가협의회 역시 "KBS, MBC 노조 파업을 강력히 지지하며 또한 요청한다. 시민들이 촛불의 힘으로 만들어준 이 기회를 허투루 써서는 안된다. 처절하게 싸우고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이번 파업을 통해 방송을 정상화시키고, 국민의 품으로 되돌려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난 시절 방송사 내에 켜켜이 쌓여온 적폐들을 말끔히 청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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