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생 다 함께 4000여 명 서명 받아
- 해파랑, 도담, 용암 등 후보…투표로 결정
- "'해파랑' 좋았지만 '용암'도 멋있어요"
- "근데 '마그마'라고 또 놀리면 어쩌죠?"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하준석 (대변초등학교 어린이부회장)
"저는 대전초등학교 5학년 하준석입니다. (왜 이렇게 학교 이름이 싫어지게 됐습니까?) 똥 아니면 변기라고 웃어서 그래요. 제가 희망하는 이름은 없고 그냥 없고 다 같이 학교에서 정하면 좋을 것 같아요. (대변만 아니면 돼요?) 네, 그리고 부르고 싶고 예쁜 이름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여러분, 이 목소리 기억하십니까? 지난 6월에 저희 뉴스쇼 이 시간에 인터뷰했던 부산 대변초등학교 전교 부회장이죠. 하준석 어린이 목소리입니다. 선거공약으로 교명 변경, 이 약속을 내놓고 교명 변경 약속을 지키고자, 공약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에 많은 분들이 그때 박수를 보내셨어요. 그런데, 그런데 드디어 그 바람이 이루어졌답니다. 저희가 그때 대변초 이름 바뀌게 되면 꼭 다시 한 번 연락하겠다. 약속을 하고 끊었잖아요? 바뀌게 됐으니 오늘 다시 한 번 만나보겠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아직까지는 대변초등학교예요. 대변초 전교부회장 5학년 하준석 어린이 연결이 돼 있습니다. 준석 군, 안녕하세요?
◆ 하준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와, 축하합니다.
◆ 하준석> 감사합니다. (웃음)
교명변경 공약을 낸 대변초등학교 하준석 어린이 (사진=학교 제공)
◇ 김현정> 저랑 인터뷰한 게 지난 6월이었는데 한 3개월 만에 그러니까 성공을 한 거네요?
◆ 하준석> 네.
◇ 김현정> 기분이 어때요?
◆ 하준석> 지금 이제 용암초등학교로 바뀌었는데, 대변초등학교보다는 나은 이름이고 멋진 이름인 것 같아서 제 공약도 이루어져서 뿌듯해요.
◆ 하준석> 그러니까 이름이 대변초에서 뭘로 바뀌었다고요?
◆ 하준석> 용암초등학교.
◇ 김현정> 용암초등학교? 용암 하면 마그마 그 용암이에요?
◆ 하준석> (웃음) 아니에요.
◇ 김현정> 그거 아니고?
◆ 하준석> 옛날의 대변 이름이에요.
◆ 김현정> 그때부터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그때부터 그 동네가 대변이 됐다 해서 대변초인데 그 전 지명, 옛날 지명이 용암인 거군요?
◆ 하준석> 네.
◇ 김현정> 후보가 좀 있었을 거 아니에요. 후보가 뭐뭐 나왔어요?
◆ 하준석> 해파랑, 도담, 동부산, 차성 이런것들이 나왔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중에서 용암이 된 거예요?
◆ 하준석> 네.
◇ 김현정> 몇 퍼센트로 당선됐어요, 용암이?
◆ 하준석> 그건 저는 잘 몰라요.
◇ 김현정> 아, 그것까지는 모르고? (웃음) 우리 준석이가 원하던 이름이 된 거예요?
◆ 하준석> 저는 용암이 마그마로 놀림 받을까 봐... (웃음) 약간 그랬지만, 저는 해파랑을 좀 좋아해서 해파랑으로 하면 했는데. 용암으로 돼서... 용암도 그래도 저희 옛날 이 마을 이름이니까 그래서 괜찮다 생각하고 받아들였어요.
◇ 김현정> (웃음) 용암 하면 또 마그마라고 놀림받을까 봐 걱정했다고는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마그마냐고 물어봤네요. 그런데 마그마는 나쁜 거 아니에요.
◆ 하준석> 네.
◇ 김현정> 그거 괜찮아요. 용암 멋있어요.
◆ 하준석> 네. (웃음)
◇ 김현정> 그렇죠.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해파랑을 원했지만 이게 다 투표해서 결정된 거죠?
◆ 하준석> 네.
◇ 김현정> 이게 지금 누구누구 투표한 거예요?
◆ 하준석> 동창회에서 졸업하신 선배님들이랑 저희 학생들이 투표하였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전교생하고 졸업하신 졸업생들하고?
◆ 하준석> 네.
◇ 김현정> 준석 군, 용암 멋있죠?
◆ 하준석> 네, 멋있어요.
◇ 김현정> 이제는 당당하게 얘기해도 됩니다. 용암초등학교 5학년 하준석 이렇게. (웃음) 축하해요, 잘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랑 인터뷰한 게 한 6월이었는데 그때까지도 이게 될까 안 될까 사실은 불투명한 상황이었는데 그 뒤로 과정이 어떻게 진행이 된 거예요?
◆ 하준석> 그 뒤로도 계속 서명을 받았어요.
◇ 김현정> 총 몇 명의 서명을 받았어요?
◆ 하준석> 한 4000명 정도 넘는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더 뿌듯한 건 전교 친구들이 다 같이 나서서 역할을 해서 그래서 이렇게 힘을 모아서 바꿔낸 거라 더 기쁠 것 같아요. 뭐라고들 요새 모이면 얘기합니까, 친구들끼리?
◆ 하준석> 학교 이름 놀림 안 받는 것 같은데 용암도 놀림받지 않을까, 그래도 대변보다는 낫지않나. (웃음)
◇ 김현정> 역시 아이들이라서 귀여워요. 제가 보통 이렇게 물으면 뭔가 이렇게 멋있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얘들아, 우리 용암인데 또 이것도 놀림받으면 어떡해? 하지만 대변보다는 낫지 않니?’ 이런 얘기를 하는군요. 귀여워요, 귀여워요. 이러니까 아이들이죠. 순수합니다. 어른들은 뭐라 그러세요, 학부모님들은?
◆ 하준석> 잘 됐다고 하고 고생했다고 해요.
◇ 김현정> 고생했다고. 너희들이 장하다, 고생했다. 그래요. 사실 오늘 이 대변초 인터뷰를 처음 들으시는 분들은 대체 이 학교 어린이들이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었길래 이렇게까지 운동을 했나 궁금하실 거예요. 준석 군, 대변초일 때 제일 힘들었었던 기억 뭐 있었죠?
◆ 하준석> 다른 초등하고 가면 사회자가 제가 대변초등학교에서 왔다고 하면 똥, 변기초등학교라 놀리니까, 못 놀리게 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 김현정> 그렇죠. 무슨 대회 같은 거 나가면 이게 무슨 변기초등학교니 똥초등학교니 이런 얘기들 들을 때 제일 속상하다고 그랬었어요. 그래서 전교생이 나서서 이렇게 힘을 모은 겁니다. 그러면 이제 내년부터 용암초등학교 학생이 되는 거네요?
◆ 하준석> 네.
교명변경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은 대변초등학교 학생들 (사진=학교 제공)
◇ 김현정> 모두가 주인공이 돼서 좋아하고 있을 것 같은데 함께 고생한 친구들에게 ‘얘들아, 우리가 해냈다, 고생했다.’ 한마디 좀, 방송 나온 김에.
◆ 하준석> 얘들아, 우리 같이 이렇게 서명받으러 열심히 다녔는데 드디어 이름이 바뀌었어. 우리 이제 다 같이 용암초등학교 학생으로 내년부터 새 이름으로 열심히 학교 다니자.
◇ 김현정> 열심히 학교 다니자. 그래요. 사실 이 인터뷰가 우리 어른들한테 잔잔한 감동을 줬던 건 그때 우리 준석이는 아는지 모르겠지만 6월에 인터뷰 나가고 나서 '너무 귀엽다. 또 너무 대단하다.' 이런 문자가 정말 많이 들어왔어요, 방송국에. 왜냐하면 선거 공약 내고도 안 지키는 어른 정치인들이 참 많은 현실에서 어린이 회장 선거 나가면서 낸 공약 지키려고 이렇게 애쓰는 모습이 이게 너무 예뻤거든요. 그런 얘기 많이 들었죠?
◆ 하준석> 네.
◇ 김현정> 그래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 하준석 학생 그리고 용암초 친구들 고생 많았고요. 어른들이 고맙습니다. 씩씩하고 바르게 자라주세요.
◆ 하준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고맙습니다. 교명 변경 운동을 아이들이 나서서 일일이 서명받으러 다니고 해서 결국 이루어냈습니다. 대변초등학교, 이제부터는 곧 용암초등학교가 되는 용암초 하준석 부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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