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박종민 기자)
"국민 여러분 응원에 힘입어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은 8월31일 이란전 0-0 무승부 후 발언 때문에 도마에 올랐다. "관중의 함성이 커 소통이 어려웠다"는 발언이었다. 오해였다. 김영권은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하기 전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하지만 9회 연속 월드컵 진출로 마음의 짐을 덜었다.
김영권은 6일(한국시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뒤 "가슴 속이 답답했는데 이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힘든 시간이었다. 의도하지 않았던 오해가 생기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 이동국(전북), 염기훈(수원) 등 베테랑들이 옹호에 나섰지만, 오해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런 김영권을 신태용 감독과 동료들이 잡아줬다.
김영권은 경기 종료 후 시리아-이란전 무승부 결과가 전해지자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눈물을 흘렸다.
김영권은 "감독님과 선수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주장을 했지만, 그걸 다 접어두고 선수들이 파이팅을 많이 해줬다. 팀 주장으로 모든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경기에 임했다"면서 "의도치 않게 그렇게 돼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좋은 결과, 무승부지만 본선에 진출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영권은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김영권은 "주장을 맡으면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하나 하나 조심해야 한다고 느꼈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에 가기 전 그런 부분이 나와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생각한"면서 "또 한 번 말씀드리지만, 국민 여려분 응원에 힘입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숙제는 부담감 떨치기였다. 논란은 물론 월드컵 진출이 걸린 경기인 만큼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부담감을 이겨내는 데는 신태용 감독이 큰 힘이 됐다.
김영권은 "당연히 선수들 모두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감독님이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옆에서 계속 이야기해줬다. 내가 아무 말을 안 하고 있으면 처져있다 생각했는지 계속 옆에서 말을 해줬다"면서 "주장으로서 리드하고, 주장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많은 생각을 가지고 경기하면 경기력에 지장이 생기니까 정말 경기에 집중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