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바른정당 공개회의에서 이혜훈 대표 '사퇴론'이 분출했다. 지난 달 31일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후 '결단'을 시사한 이 대표의 고심이 길어지는 데 따른 반응이다.
이 대표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 대표가 지난 4일 조금만 말미를 주면 당을 위한 결정을 하겠다고 했기에 조만간 당과 본인을 위한 결정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협위원장들 사이에서는 '조속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이어졌다. 바른정당 조병국 경기 파주갑 위원장은 연단에 나서 "이 대표님은 이제 잠시라도 대표직에서 물러나주시길 바란다"며 "그것이 여기 계신 대부분 당원들의 바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우리도 이 대표의 진정성은 충분히 믿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옛날에도 선비들이 어떤 혐의를 받을 때에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두문불출 하는 게 선비들의 자세였다"고 강조했다.
이기재 서울 양천갑 위원장은 이 대표 사퇴에 이어 유승민 의원을 전면에 내세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은 바른정당의 최대 위기상황"이라며 국민의당·자유한국당과의 통합론, 자강론 등 세 갈래로 당이 나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지 말아야 할 길은 우리가 분해되는 것"이라며 "어떤 방향이든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와 관련해 제일 중요한 건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유승민 의원이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 계시는 것에 대해 좋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우리의 대통령 후보였고, 창당주역이자 대주주인 유 의원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당협위원장들의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오자 정병국 전 대표는 통합, 연대론에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 전 대표는 "진보든, 보수든 어디서도 해보지 못했던 가치와 철학을 중심으로 한 진정한 정당 만들어보자고 발버둥 치는 것 아닌가. 누구도 가보지 않고, 어려운 길이다. 시련이 있으면 있을수록 단련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대표를, 국민의당이 안철수 대표를 다시 복귀시켜 체제를 만들었지만 무엇이 바뀌었느냐"며 "우리가 원칙을 갖고 당당하게 나가면 국민들이 저희에게 기대한 만큼 성원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위원장들을 다독였다.
다만 김상민 전략홍보본부장이 나서 '사기 전과자의 의혹제기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한 위원장은 "논리에 비약이 있다"며 "부끄러운 줄 아는 보수를 우리는 추구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