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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재협상 농업피해 불가피…한우·귤 농가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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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 경제정책

    FTA 재협상 농업피해 불가피…한우·귤 농가 직격탄

    전문가 "미, 공산품 매개로 농산물 0관세 요구 가능성"

    (사진=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논의를 지시했지만 재협상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한미 양국 간에 이해득실을 둘러싼 신경전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과연 한미FTA를 폐기하거나 재협상할 경우 국내 시장, 특히 농축산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이 겉으로는 FTA 폐기를 얘기하면서 속으로는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율 철폐 카드로 압박해 오면, 우리나라가 앉아서 고스란히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한미FTA 폐기, 미국의 자충수…쇠고기 시장만 5억 달러 이상 날릴 판

    한미FTA가 발효된 것은 지난 2012년 3월이다. 이후 국내 시장, 특히 농축산물 시장에서는 지난 5년 동안 엄청난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쇠고기 시장이 상전벽해가 됐다.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40%의 관세율이 부과됐다. 하지만 FTA가 발효된 첫해인 지난 2012년에는 37.3%의 관세율이 적용된 이후 지난해에는 26.6%까지 떨어졌다. 오는 2026년에는 관세율이 0%가 된다.

    이처럼 관세율이 떨어지면서 국내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2012년 9만6천 톤에서 지난해는 15만8천 톤으로 5년 사이에 무려 64.6%나 급증했다. 이미 국내에서 공급되는 쇠고기 가운데 25%를 미국산 쇠고기가 차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미국산 쇠고기는 부르게 값이 됐다. 수입단가(도착가격 기준)는 지난 2012년 1㎏당 5달러에서 지난해는 6.3달러로 26%나 폭등했다.

    같은 기간에 수입 관세율이 하락한 것을 감안할 경우에는 미국산 쇠고기 가격이 35% 이상 올랐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한미FTA가 폐기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우선 당장 미국산 쇠고기에 부과되는 관세율이 다시 40%로 높아지게 된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가격도 폭등해, 국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호주산 쇠고기의 수입물량이 다시 늘어나고, 국내산 한우고기도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떨어진 가격도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축협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액이 9억9천만 달러에 달했는데 FTA가 폐기된다면 수입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며 "미국이 쇠고기 분야에서만 5억 달러 가까이 날려버리는 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축산협회와 미국육류수출협회 등 축산 관련 단체들은 지난 7월 27일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한미FTA는 미국 쇠고기산업이 한국에서 번창하기 위한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줬다"며 "한미 FTA에 대한 어떠한 변경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미국 한미FTA 폐기하면…레몬, 체리 등 농산물 분야도 손해

    한미FTA가 폐기되면 미국이 손해를 보게 될 품목이 쇠고기뿐 만이 아니다. 레몬과 체리, 아몬드 등 일반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미국산 레몬은 FTA 발효 이전에 관세율이 30%가 부과됐지만, 지난해는 0%가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수입물량이 2012년 9200톤에서 지난해는 1만3200톤으로 43.5%나 증가했다.

    특히, 레몬은 관세율이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수입단가가 1kg에 1.6달러에서 2.3달러로 폭등하는 등 미국 측이 엄청난 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체리의 경우도 관세율이 3.3%에서 0%가 되면서 국내 수입물량이 2012년 2만1100톤에서 지난해는 8만4500톤으로 무려 4배나 급증하며, 수입액도 1억36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이 한미FTA를 폐기하면 이들 품목에 다시 관세율이 부과돼 국내 수입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은 수입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미국 농민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한국과 미국이 FTA 양허대상에 포함시킨 농축산식품이 모두 1600개 품목에 달하는데, 이중에서 쇠고기와 레몬, 체리 등이 대표적인 교역품"이라며 "(FTA가 폐기될 경우)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FTA 재협상, 농축산물 관세율 즉각 철폐 압박 할 듯…국내 한우, 감귤산업 위기

    미국도 한미FTA가 폐기되면 적어도 농축산물 분야에서 자신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대표는 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국과의 (FTA)합의에 대해 일부 수정하고자 하는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 논의를 시작하도록 지시했지만, 미국 정계와 산업계 등에서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괘를 같이하는 발언으로 주목된다.

    결국 미국이 한미FTA 전면 폐기 대신 재협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미국이 FTA 폐기 대신 우리나라에 요구할 협상카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국내 전문가들은 현재 점진적으로 내리도록 돼 있는 관세율을 즉각 없애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이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농축산물 분야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정민국 박사는 "한미FTA 체결 당시 농산물은 양허수준이 지금까지 체결했던 어느 나라 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99%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관세율을 철폐해서 시장을 완전 개방한다는 의미다.

    정 박사는 또, "이처럼 농업분야에서 피해가 많지만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한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도 미국이 강하게 나오는 이유는 철강이나 자동차 등 다른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이런 노림수가 성사된다면 미국산 쇠고기의 경우 2016년 기준 관세율이 26.6%에서 즉시 0%로 떨어져, 국내 수입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김영란법 시행으로 얼어붙은 국내 한우고기 시장이 미국산 쇠고기에 떠밀려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산 계란과 돼지고기, 닭고기 등 축산물은 물론이고 현재 계절관세가 적용돼 최고 50%까지 부과되고 있는 오렌지의 관세율이 축소될 경우 제주 감귤농업 자체가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박사는 "즉각적인 관세 철폐 주장은 국내 농업과 가격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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