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포간담회 및 오찬'(한·러 우호증진을 위한 문재인 초청 오찬)을 열고 연해주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해외에서 동포들을 만나면 가슴이 뭉클하다. 그런데 이곳 러시아에서 만나 뵙는 동포들은 더욱 가슴을 찡하게 한다"며 "이곳엔 일제의 가혹한 수탈을 피하기 위해 오신 분들, 독립운동의 기지를 만들기 위해 오신 분들, 강제징용으로 오신 분들이 계시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잘 살고 정의로운 나라가 돼야 해외에 계신 분들도 더 큰 자긍심을 갖게 되실 텐데'라고 늘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나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계신 동포들을 잘 모시겠다. 독립운동 후손분들께 대한민국이 예의를 다해 보훈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오찬에는 특별히 최재형, 이상설, 이위종, 이동휘, 전홍섭, 강상진, 김경천 선생 등 독립유공자의 후손과 사할린 강제징용동포 1세대들이 참석했다. 최고령자는 사할린 강제징용 1세대로서 사할린 동포사회 역사의 산증인인 김윤덕(95) 씨였다.
재러 항일독립운동가 최재형 선행의 후손이자 독립유공자후손협회 회장인 최 발렌틴(79) 씨는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독립운동을 했고 그 후손들이 이 자리에 모였다. 오늘 이렇게 고국에서 큰 관심과 배려를 해주시니 참 기쁘다"고 간담회 참석 소감을 전했다.
러시아인과 결혼한 아르세니예프 한글학교 교장 백경숙(57) 씨는 "부모가 없는 아이들과 농아인, 시각장애인들의 테레사 이모로 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 때 세계 평화가 다가오듯 한국과 러시아도 문화교류를 통해 함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찬이 끝난 뒤 고려인동포 예술단체인 '아리랑 무용단'의 부채춤 공연과 고려인 후손이자 연해주전문예술학교 교사인 옥사나 씨의 노래가 이어졌다. 노래는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린 뮤지컬 '영웅'에 나오는 '당신을 기억합니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