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호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국민의당 기싸움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정부가 호남 SOC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며 호남 홀대론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호남 홀대는 이간질"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SOC예산을 둘러싼 호남 구애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틀째 호남을 방문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7일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에서 "문재인 정부가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등 호남 SOC예산을 삭감했다"며 관련 예산을 복원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삭감된 호남 SOC 예산의 항목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가 호남을 홀대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안 대표는 '3천억을 신청했더니 95%를 깎아 154억만 주겠다고 한다'며 "아예 하지 말라는 소리랑 뭐가 다르냐.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문재인 정부가 정밀한 재정설계 없이 복지확대를 밀어붙이다 애꿎은 지역발전과 성장예산이 희생당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민의당이 호남 KTX 2단계 예산을 반드시 복원시키겠다"며 호남 SOC 예산 지킴이를 자처했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텃밭인 호남 민심을 회복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예산과 같은 민감한 이슈로 호남 민심을 '저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의 SOC 예산 공세에 민주당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호남 민심 이탈을 막기 위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호남 SOC 사업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정확한 주장이 아니"라며 "광주 고속철도 2단계 건설사업 등 주요 5개 사업의 경우 실제 금년도 이월 예상액이 1446억원으로 예상된다. 내년 예산에 정부에서 2879억원을 배정해 4327억원으로 95% 수준이 확보됐다"고 주장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지자체 요구 예산은 말 그대로 스스로 산정해서 요구한 예산이라 요구한대로 전부 다 반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건의액만 가지고 예산이 삭감됐다고 주장하는 건 예산 책정 과정을 잘 아는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는 것.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예산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잘 아는 국회의원들이 건의액만 가지고 비교하는 건 숫자놀음으로 국민을 혹세무민하는 것"이라는 비난이 터져나온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역 홀대, 차별을 주장하는 것은 민주당과 지역 주민을 이간질 시켜서 어떻게든 민주당의 지지도를 떨어뜨려 보겠다는 얄팍한 정치 공세와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전남을 지역구로 둔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도 "국민의당이 예산홀대 근거로 제시하는 호남고속철 사업과 목포~보성간 남해안 철도는 내년도 예산안이 각각 79억, 438억원 증액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 순환도로와 광주 완도간 고속도로, 흑산공항의 경우 예산이 감액됐지만 8월부터 사업이 시작돼 예산이 이월, 불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