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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조도 파업 합류… 방통위, KBS-MBC 사태 개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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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노조도 파업 합류… 방통위, KBS-MBC 사태 개입 예고

    MBC 사측-대주주 방문진, '김장겸 체제' 비호 여전

    KBS노동조합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고대영 사장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KBS 내 다수노조이자 교섭대표노조인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 이하 KBS노조)가 7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4일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노조)와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 의 파업이 시작된 가운데, KBS노조의 합류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파업 규모는 더 커졌다.

    양대 공영방송 노동자 5천여 명이 경영진 퇴진과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이하 방통위)는 현 사태에 행정 조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KBS노조 파업 시작… 고대영 사장 퇴진 압박 커져

    KBS노조는 7일 0시부터 2천 여 조합원이 전면 총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KBS노조는 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KBS노조는 고대영 KBS 사장과 이인호 KBS이사장 퇴진과 더불어 조속한 '방송법 개정'을 촉구했다.

    서울 본사 400명, 지역 지부 300명 등 총 700여 명 노조원들이 집결한 출정식에서 이현진 위원장은 "고대영 퇴진과 방송법 개정은 함께 가야 한다. 방송법 개정 없이는 KBS가 정권의 예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 여야 비율 7:6 완화 △중립적인 사장추천위원회 마련 △사장 선임 시 특별다수제(전체의 2/3 이사들의 찬성이 있을 때 가결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구성 등을 골자로 한 법이다. 지난해 7월 발의됐으나 1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회 계류 중이다.

    같은 날 오후, 새노조는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7 서울드라마어워즈' 레드카펫에서 4일째 진행 중인 파업의 의미를 알리는 피케팅을 벌였다.

    '구르미 그린 달빛'을 연출한 김성윤 PD가 KBS 총파업에 대한 응원을 전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영상 캡처)

     

    '구르미 그린 달빛'을 연출한 김성윤 PD(올해 3월 퇴사)는 새노조와의 인터뷰에서 "이 모든 게 좋은 콘텐츠, 진실된 보도를 위해,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싸우는 거라는 걸 국민들이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PD는 이날 서울드라마어워즈에서 한류드라마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 멘트가 나갈지 모르겠다"면서도 "지금 KBS 밖에서는 진실된 방송, 진실된 콘텐츠를 위해 싸우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 있다"며 총파업을 응원하는 수상소감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또한 새노조 성재호 본부장은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해 지난 2011년 일어난 KBS의 민주당 도청의혹 사건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이 사건은 당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KBS 수신료 인상 관련 민주당의 비공개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는데, 당시 KBS 장모 기자가 도청 당사자로 지목됐다. 그러나 경찰·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성 본부장은 "늦었지만 검찰이 모든 관련 인물들을 소환해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며 "저 역시 오늘 검찰에 출두해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KBS기자협회(회장 박종훈)는 홍기섭 보도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항의행동을 벌였다. 홍 본부장은 6일 오후, 자신의 동의 없이 핸드폰으로 촬영한다는 이유로 파업 중인 노조원에게 물리적 마찰을 가했다.

    KBS기자협회는 "9시 뉴스 앵커였고 공영방송의 간부인 홍 본부장은 공인임에 틀림없다. 어느 방송기자가 공인에 대해 허락을 받고 영상취재를 한다는 말인가? 더구나 카메라 렌즈를 가린 정도가 아니라 팔을 휘둘러 내리치는 행위는 명백한 폭력"이라며 "지금이라도 직원에게 부당하게 폭력을 행사한 점, KBS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고대영 사장과 함께 즉각 사퇴하라"고 주문했다.

    ◇ MBC-방문진의 계속되는 '김장겸 비호'… 일베 이미지 논란까지

    김장겸 MBC 사장 (사진=이한형 기자)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이사장의 퇴진 및 방송 정상화를 주장하는 MBC본부의 파업을 '정치권력과 손잡고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정치 행위'로 규정한 MBC 사측은 7일 오전 특보를 발행, 노조 파업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MBC 특보에는 △회사는 신사업개발센터 소속 직원들에게 스케이트장 청소와 여의도 사옥 주자창 관리 업무를 시킨 적이 없고 △파업 때마다 '지라시' 급의 친노조 매체가 허위사실을 주장하고 노조가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MBC본부가 방송 파행을 막기 위한 최소인력도 배치하지 않아 4일 16시~5일 16시까지 광고가 불방돼 수억 원의 피해가 생겼고 △MBC본부가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김 사장이 '도울 일 없느냐'며 접촉을 시도했다는 '한겨레' 기사(9월 4일), 김 사장이 "내가 무너지면 자유한국당이 무너진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주장한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의 CPBC 라디오 인터뷰(9월 4일), 김 사장이 TV조선 출연을 요청했다 거절당했다는 미디어오늘 기사(8월 25일)이 모두 '가짜뉴스'이자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자 김장겸'의 삶을 분석한 MBC본부의 노보 특보 내용에 대해서도 "사장이 무능하다고 주장하고 일도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인신공격과 비방, 음해와 남에게 모욕을 주는 치졸한 작태가 정말 '공정방송'을 외치는 모습인가"라고 반문했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는 7일 오후 회의를 열어 파업 사태와 관련, 김 사장을 출석시킬지에 대해 논의했다. 이때 다수를 차지하는 구 여권 이사들은 사측 논리를 답습하며 김 사장을 옹호했다.

    구 야권 최강욱 이사는 "MBC에게 남은 마지막 기회이니만큼 경영진의 진솔한 의사와 반성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안건 제안 이유를 밝혔다. 유기철 이사는 "방문진이 견제를 잘 했다면 (김 사장이) 저런 신세가 됐을까"라며 김 사장 해임과 함께 방문진 총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7일 오후, 방송문화진흥회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이한형 기자)

     

    그러나 구 여권 이인철 이사는 "노조가 지나치게 인사권을 얘기하며 정상적인 궤를 넘어갔다. 솔직히 사장 퇴진 원인을 누가 제공했느냐"며 MBC 정상화 필요성을 주장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정치인들, 이효성 방통위원장 등을 거론했다.

    이 이사는 "국회에서도 방송장악이 아니냐고 문제제기되는 상황이기에 (방문진에서) 김 사장을 보고 들을 범위는 넘어간 것 같다. 이미 저희 손을 벗어나서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구태여 출석까지 요구할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안건은 구 여권 이사들과 구 야권 이사들의 언쟁 끝에 부결됐다.

    더구나 방문진 구 여권 이사들은 방문진법 제10조의 8에 따라 매년 실시하고 있는 경영평가 보고서조차, 저자 성향과 MBC에 비판적인 서술을 문제삼아 표결을 통해 폐기시켰다. 여전히 구 여권 이사들이 다수(6명)를 차지하는 구조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MBC에서는 드라마 '병원선' 중간에 공익방송을 내보낸 6일에 이어 7일에도 방송사고가 벌어졌다. 이날 오전 '뉴스투데이'에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를 협박한 한 남성 소식을 전하며, 가해자 사진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은 실루엣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 이미지는 극우 성향 사이트 일베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돼 시청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고, MBC는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며 시청자들과 관련자들에게 사과했다. 해당 영상 클립은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 공영방송 정상화 공감한다 66.4%… 방통위도 '개입' 시사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7일 공개한 'KBS-MBC 경영진 퇴진과 방송 정상화'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감한다는 응답이 66.4%(매우 공감한다 48.7%+다소 공감한다 17.7%)로 집계됐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24.5%)을 압도한 수치다.

    KBS노조의 합류로 두 공영방송의 파업 규모가 커졌고, KBS-MBC 경영진 퇴진과 방송 정상화 공감 여론이 확인된 7일, 규제기관인 방통위는 KBS-MBC 사태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 때 이효성 위원장은 "파업으로 방송 송신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빨리 해소하기 위해 방통위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방통위가 빨리 (공영방송을) 정상화 안 시킨다는 청원도 오는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문제인지 조사하고, 필요 시 그 이상의 감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3:2 구조인 여야 위원들은 각각 "(방통위가 이 사태를) 방치하는 것은 방송 자유를 보장하는 의미가 없다", "방통위가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오류가 생길 수 있다"며 이견을 보였으나, 위원장이 조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방통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오전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현재 총파업 중인 KBS-MBC 사태에 대한 개입 필요성을 시사했다. (사진=김수정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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