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개천? '통장'에서 용 난다!…일곱 살이 고3"

방송

    "개천? '통장'에서 용 난다!…일곱 살이 고3"

    (사진=SBS 제공)

     

    #1. 현준이 부모님은 결혼 후 7년 만에 생긴 현준이를 남들과는 다른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고 말한다. 아이를 낳으면 시골에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현실은 그러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부모님은 현준이에게 최대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현준이 엄마는 "해보기 전까지는 무엇을 잘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며 작년에는 현준이에게 무려 15개의 사교육을 시켰다. 하지만 그런 현준이 엄마에게도 사교육은 딜레마다.

    "제가 언제까지 저 아이가 먼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해줄 수 있는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지만 현재로서는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현준이 엄마는 말한다. 노후 준비보다는 아이의 교육에 올인하고 있다는 현준이네 부모님, 과연 현준이 엄마가 아이에게 주고 싶은 기회들은 무엇일까.

    #2. 승재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 한글, 영어, 수영, 악기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보였다. 엄마는 승재의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사교육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그런데 해주는 것마다 결과가 좋아, 엄마는 더욱 욕심이 생겨 이것저것 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번 사교육을 시작하니, 멈추면 다른 아이들보다 뒤떨어질까 걱정돼 안 시킬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저는 개인적으로 공교육에서 다 해결이 됐으면 너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너무 힘이 드니까. 사교육 하는 게 힘드니까요. 체력적으로 힘들고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좋은 것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지금 놓치지 않고 잘하고 있는 것인지 늘 불안하다고 승재 엄마는 말한다.수학·영어 학원 상위반, 영재원 테스트 상위 3%, 세계아동미술대회 장려상, 축구 클럽 금메달 등 남이 들으면 부러워할 결과들이지만 엄마는 아직도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고 말한다.

    #3. 열아홉 살 동훈이와 열다섯 살 정훈이는 학원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보통의 중·고등학생이라면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시간이지만, 동훈이와 정훈이는 저녁식사 준비가 한창이다.

    엄마는 동훈이와 정훈이가 성적 얘기라도 꺼내려 하면 "머리 아프니 너희끼리만 알고 있으면 안 되냐"고 말한다. 아이들의 시험 일정보다는 휴가 일정에 더 관심을 보이는 엄마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보다 주말에는 함께 놀아야 한다는 잔소리뿐이다.

    아이들의 사교육비용보다는 자신들의 노후 준비에 한창이라는 정훈이네 부모님의 교육관은 과연 무엇일까.

    ◇ 통계청 발표 월 평균 사교육비 25만 6000원…학부모들 "비현실적"

    "개천에서 용 난다"는 이야기는 옛 말이 된지 오래다. 요즘에는 "통장에서 용 난다"는 우스갯소리가 깊은 공감을 얻고 있다.

    통계청에서 올해 발표한 월 평균 사교육 비용은 25만 6000원. 하지만 조사 결과를 본 학부모들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일곱 살이 고3이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는 가운데 사교육 연령층은 갈수록 내려가고, 사교육 시장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시작하면 끝이 보이지 않고, 멈춰서면 한없이 뒤처지는 것 같은 '사교육 딜레마'에 빠져 있는 셈이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사교육 시장을 잡겠다며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 왔다. 하지만 "사교육 시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변화할 뿐이다"라는 여담처럼, 사교육 시장은 쏟아지는 정책들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사람들은 교육만이 계급상승을 위한 유일한 사다리라 믿어 왔다. 아이에게 투자하는 만큼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로 사교육을 시작하지만, 그 끝을 보장 받을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10일(일) 밤 11시 5분 방송되는 'SBS스페셜'에서는 '사교육 딜레마' 2부작 중 첫 회로 '부모들의 확률게임, 사교육 가성비' 편을 선보인다.

    "사교육 시킬 돈을 모아서 차라리 포클레인 두 대를 사주라"는 말이 있다. 사교육을 시켜도 명문대 입학이나 좋은 직장이 보장되지 않으니, 한 대는 임대하고 한 대는 직접 모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더 낫다는 의미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직 공부가 성공에 이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에 손을 놓을 수 없다. 이들은 아낌없이 뒷받침 해주는 것만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라 믿는다.

    "누구나 대학갈 수 있는 시대가 온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지금 같은 교육은 옳지 않다" 등 변화할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난다. 하지만 그런 말들이 쉽게 피부로 와닿기에는 무리인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제작진은 "변화할 미래를 봤을 때 지금 우리의 교육적 투자는 과연 옳은 방향인지, 아이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지 '사교육 가성비'를 다양한 측면으로 살펴보려 한다"고 전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