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배치 완료된 사드기지 (사진=자료사진)
정부가 7일 경북 성주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면서 중국 정부는 격한 반응을 나타내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한 6일 김장수 주중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또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7일 "한미 양국은 중국 등 역내 국가의 안전과 우려를 중시해 배치 과정을 즉각 중단하고 관련 장비를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의 비난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강경 논조의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한국의 사드 배치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남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위"라며 "사드는 북핵처럼 지역 안정을 해치는 '악성 종양'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사드를 추동한 (한국) 보수파의 급진적인 사고방식은 평양이 핵을 고수하는 태도와 동전의 양면이다. 한국 보수주의는 김치를 먹더니 어리석어졌나"라고 원색적으로 비하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사드 추가 배치로 한중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야당 일각에선 '전술핵 재배치'를 거론하는 등 되려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개월이 지났지만 외교적 해법이 마땅히 보이지 않고 사드 보복이 점차 심해지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술적인 방법으로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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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술적인 해결방법은 대부분 '미국이 한국을 이용해 중국을 감시하려 한다'는 중국의 논리를 깨자는 데서 출발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중국에서는 사드 X밴드 레이더를 이스라엘에서 만든 것으로 바꾸면 중국까지 탐지거리가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미국이 굳이 미국산을 두고 이스라엘산을 쓰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국 사드를 구입해서 직접 운용하면, 중국이 염려하는 것처럼 미국이 이를 이용해서 중국을 탐지할 염려를 덜 수 있다. 직접 운영하면 자주국방의 취지에도 맞고, 비싸기는 하지만 사드 보복으로 인한 피해금액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빈(李彬) 중국 칭화대 교수는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열린 강연에서 한반도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가 중국이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두의 뒷부분을 탐지함으로써 중국에 기술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낮은 급 레이더를 사용해 중국의 우려를 덜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사드를 육지형이 아닌 이지스함에 실어 이동시키거나, 사드를 평시에 배치하지 않고 가까운 지역에 넣어두었다가 북한 핵실험 조짐이 보이면 설치해 운용하는 방법 등도 제시된 적이 있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드를 둘러싼 한중 관계가 동북아 '파워게임'의 한 부분인만큼 결국 정치적·외교적 해법밖에는 답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외교법 해법 중에서도 당분간 중국 측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의견과 사드 보복에 대해 강경하게 맞붙어야 한다는 입장이 갈린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사드를 기술적으로 손 봐 중국을 설득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면서 "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주장은 결국 한국 길들이기 성격이기 때문에, 우리도 중국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압박하고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중국 내 정서 역시 '북한이 너무 한다, 한국이 이해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면서 "강대국 사이 한국의 현실을 동맹국으로서 외면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하며 장기적인 설득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