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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양유업 직원… "언론에 밀어내기 없다 말해달라"



생활경제

    [단독] 남양유업 직원… "언론에 밀어내기 없다 말해달라"

    욕설 파문이후 2015년 말 녹음파일…대리점주 "주문한대로만 받으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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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유업 직원의 '욕설·밀어내기' 파문은 지난 2013년 회사의 공식 사과와 밀어내기 방지 대책 발표로 세간의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남양유업의 밀어내기는 계속됐다. CBS노컷뉴스는 2013년 이후에도 남양유업이 밀어내기를 계속했다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담긴 녹음파일을 단독 입수했다.

    이 녹음파일에는 남양유업 영업팀장은 전남지역의 대리점주인 A 씨를 찾아가 밀어내기에 사과하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남양유업 팀장은 특히 A씨에게 언론에서 취재가 들어오면 "그런 일(밀어내기)가 없었다"고 말해달라고 수십 차례에 걸쳐 신신당부했다.

    ◈밀어내기에 창고에 쌓인 물건…"거래처도 끊겼다"

    녹취는 지난 2015년 12월에 이뤄졌으며 1시간 30분 분량이다. 남양유업 팀장은 A 씨에게 애로 사항이 없는지 물어본다.

    이에 A 씨는 구구절절 자신의 피해실태를 설명한다. "거래처 점주에서 자신을 싫어한다. 한번은 거래처 사장이 자신을 불러서 한다는 말이 날짜 임박하게 넣으면 물건 안 팔아도 되니 너희랑 거래 못하겠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에서 밀어내기(주문하지 않은 물량은 강제로 구매하게 하는 행위)를 해, 창고에 물건이 쌓이면서 본의 아니게 유통기한이 임박한 물건을 팔게 되면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밀어내기 때문에 제기된 거래처의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28, 29, 30일 이렇게 월말에 하루에 내려온 물건이 760만원입니다. 그래서 날짜가 있을 때(유통기한이 남아 있을 때) 거래처에 쌓아놓고 판매하게 했는데 하루에 2~3개 나가는 매장에서 다 안 나가고, 나중에 2~3일 남게 되면 사람들이 날짜보고 놓고 가버리고 이 사람들이 그냥 가는 것이 아니라 점주들에게 '왜 여기만 오면 날짜 다 된 것만 있느냐'고 항의하니까…"

    다른 점주는 "사정 봐주는 것도 한두 번이지…사실상 여기 마트 들어와서 영업 방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A 는 전했다.

    거래처를 잃은 경우도 있다.

    "OO읍 유치원, 어린이집 100% 들어가고 있었는데 지금은 남양우유 가정 배달하는 사람한테 유치원이 다 넘어가고 있어요" 는 A 가 200㎖짜리 우유가 아닌 강제 구매한 1000㎖ 우유나 떠먹는 요구르트를 납품하면서 학부모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A 씨는 "가격을 아무리 싸게 준다고 해도 저희한테 물건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남양유업 영업팀장 "무조건 해결하겠다…회사와는 무관"

    이런 사정을 호소하면서 A 씨는 "그래서 저희 목표가 너무 많고, 주문한대로 받게 해주면 안 될까, 사정 좀 드리고 부탁드리려고…"라고 말끝을 흐린다.

    이에 영업 팀장은 "앞으로 사장님을 고려하고 이해하고 안하는 되는 거예요. 사장님이 얘기한 거 100% 수용할게요"라고 약속하면서 "그건 제가 무조건 해결 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한다.

    하지만 팀장은 교묘하게 남양유업 본사에 대해 방어막을 친다.

    "전체(회사) 문제가 아니라 담당하고 사장하고… 영업문제는 이제 알겠어요. 이 문제는 회사가 문제가 아니고 영업사원하고 (영업사원을) 관리하는 제가 문제예요"

    A 씨는 "담당만의 문제가 아니고 (회사가) 정책적으로 밝혀줘야 한다"고 하자, 영업팀장은 거듭 "정책하고 상관없어요. 단순히 이건 의사소통의 문제"라며 본사와 선을 그었다.

    1시간 정도 밀어내기를 놓고 얘기를 나누던 영업팀장은 A 씨에게 밖에서 담배를 피우자고 제안한다.

    이때부터는 영업팀장의 대리점 방문 목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언론 취재가 오면 밀어내기가 없었다고 대답해 달다는 게 요지다.

    ◈속내 드러낸 영업팀장 "언론 취재 올거다" 수십차례 입단속

    "OO쪽에서 임의적으로 제품이 출고되더라 하는 얘기가 저희한테 들렸어요. 그러면 언론 쪽에서 사장님한테 전화해서 얘기할 수 있어요. 남양에서 이런 일이 있냐고 물어볼 수 있잖아요. 그럴 때는 사장님이 어떻게 애기하실지?"

    이에 A 씨는 "모른다고 하겠습니다"라고 한다.

    그러자 영업팀장은 "그런 적이 없다고 얘기해 주세요"라며 A 씨의 아버지와 다른 직원들에게도 입단속을 해달라고 주문한다.

    유통업에 종사했던 A 씨의 아버지는 앞서 같은 해 6월 남양유업 본부장이 찾아왔을 때 밀어내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영업팀장은 "그런 거(밀어내기)에 대해 최근에도 그렇고 옛날에도 없다고 말하는 게 나을 거예요"라고 다시 당부하며 "또 한 번 불거지면 사장님도 타격, 우리도 타격"이라며 압박했다.

    그는 A 씨에게 "본사 홍보 전략실에서 '언론사에서 전화가 왔다'고 했다. 언론에서 분명히 확인 전화 오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면서 수십 차례에 걸쳐 언론사 취재와 관련해 부탁한다.

    그리고 A 씨에게 주변 인물에 대한 입단속을 다시 부탁하며 자리를 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욕설·밀어내기 사건으로 공정위는 이를 막기 위해 주문시스템을 개선하도록 했다. 하지만 밀어내기는 적어도 2015년 말까지 계속됐다는 게 대리 점주들의 주장이다.

    ◈1차례 무혐의 처분한 공정위, 이번에는?

    이 사건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공정위는 실제 주문량보다 많은 물량이 떠넘겨졌다는 제소에 대해 지난 2016년 2월 '증거가 부족하다'며 사실상 무혐의 처분했다.

    A 씨가 반품요청 등 이의제기를 했음에도 강제 출고된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검찰에도 업무방해 혐의로 남양유업을 고소했지만, 검찰 역시 공정위처럼 무혐의 처분했다.

    A 씨는 올해 7월 이 녹음파일을 첨부해서 재신고했다. 문재인 정권에서는 박근혜 정권과 달리 '갑을 문제'를 철저하게 다뤄줄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해당 팀장에게 확인한 결과 밀어내기를 인정한 게 아니라고 한다"면서 "이미 OO대리점의 문제제기에 대해 공정위와 검찰에서 밀어내기가 없다고 판단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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