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노사가 국내 대기업으로는 최초로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시키기로 합의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노사가 국내 대기업으로는 최초로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해마다 계속돼 오던 줄다리기식 임금 협상이 사라져, 다른 기업들의 노사 협상 문화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년 임금·단체협약 갱신 교섭(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73.6%의 찬성률로 가결돼 시행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매년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통계청 발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된다.
합의는 올해부터 적용돼 올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이번 임단협을 통해 소모적이고 관행적인 임금 협상을 과감히 없애고, 상호 간 신뢰에 기반한 임금 교섭 프레임을 도입함으로써 노사 갈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일시에 해소했다"며 "이는 생산성 향상과 함께 노사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이번 임단협에서 구성원뿐 아니라 협력사 및 사회적인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데에 합의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이번 임단협 결과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임수길 홍보실장은 "선례가 없는 혁신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하는 이번 찬반 투표에 노조원의 90% 이상이 참여해 73.57%라는 높은 찬성률을 보인 것은 회사와 구성원, 그리고 사회가 공동 발전해야 한다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한 마음 한 뜻이 모아진 결과라는 점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근로자 임금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데도 합의했다. 입사부터 퇴직까지 연차에 따라 임금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기존의 임금체계를 '근로자의 역량/생산성의 향상도 및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차별 상승폭을 조절하는 임금구조'로 개선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의미 있는 노사 관계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SK는 물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업가치 30조원을 넘어 50조원, 100조원 시대를 열 훌륭한 추진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결된 임단협 조인식은 오는 12일 서울 서린동 SK사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