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세리에A 승격팀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한 이승우는 1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인정받을 기회를 잡았다.(사진=헬라스 베로나 공식 트위터 갈무리)
이승우에게 새 소속팀 헬라스 베로나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다.
이승우는 10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베로나의 스타디오 마르칸토니오 빈테고디에서 열린 피오렌티나와 2017~2018 이탈리아 세리에A 3라운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데뷔 기회는 얻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이적 당시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던 만큼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이루지 못한 1군 데뷔의 꿈은 더욱 현실로 다가왔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베로나가 취업비자 발급과 함께 선수 등록을 마친 이승우는 곧장 피오렌티나와 홈 경기 출전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승우는 벤치에서 베로나가 0-5로 참패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베로나는 홈 경기에서 경기 시작 2분 만에 지오바니 시메오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10분과 24분 연속 실점하며 경기 초반부터 3골차 리드를 뺏기고 말았다.
파비오 페치아 베로나 감독은 후반을 시작하며 모이스 킨과 호물로를 투입했다. 3골차를 만회하겠다는 공격적인 변화였다. 더욱이 킨은 유벤투스에서 임대된 어린 공격수로 이승우와 입단 동기였다. 하지만 베로나는 득점은 하지 못했고, 오히려 후반에 2골을 더 내주고 안방에서 0-5 패배를 당했다.
헬라스 베로나는 승격 후 이승우와 비슷한 또래의 선수 여럿을 임대해 이탈리아 1부리그에서 생존하겠다는 구상이다.(사진=헬라스 베로나 공식 트위터 갈무리)
◇ 승격팀 베로나, 이승우에게 ‘기회’다베로나는 새 시즌 개막 후 1무2패에 그쳤다. 3경기에서 1골을 넣는 동안 무려 8실점한 탓에 같은 성적을 낸 제노아와 사수올로, 크로토네보다 순위가 밀렸다. 베로나보다 낮은 순위의 팀은 3연패를 기록한 또 다른 승격팀 베네벤토가 유일하다.
2015~2016시즌 세리에A에서 최하위로 강등된 뒤 1년 만에 승격한 베로나의 전력 강화는 원활하지 않았다. 소속팀이 없던 안토니오 카사노와 알레시오 체르치를 데려왔지만 카사노는 곧장 은퇴를 선언하고 팀을 떠났다. 우루과이 출신 수비수 마르틴 케세레스도 이름값은 있지만 사실상 잊힌 선수로 지냈다.
형편이 좋지 않은 탓에 거액의 이적료를 투자하기보다는 공짜로 데려올 수 있거나 빅클럽의 유망주를 임대해 성장 기회를 주는 방식이 올 시즌 전력보강의 핵심이었다. 그런 만큼 베로나에 이승우 영입은 엄청난 기대와 기회가 따를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헬라스 베로나는 취업비자를 얻은 이승우를 곧장 교체 명단에 포함하며 분명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사진=헬라스 베로나 공식 트위터 갈무리)
◇ 승격팀 베로나, 이승우에게 ‘위기’다베로나가 임대가 아닌 이적으로 데려온 이승우는 기량이 비슷한 또래와 경쟁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로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던 아쉬움을 베로나 유니폼을 입고 풀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베로나 이적은 이승우에게 유럽무대에서의 생존을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고비가 될 수 있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를 떠나며 가능한 ‘빅 리그’라고 불리는 유럽 내에서도 주요 리그를 새로운 무대로 고려했다. 승격팀 베로나는 사실상 그중에서도 최약체로 봐도 무방할 수준이다.{RELNEWS:right}
이 때문에 베로나에서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게 된다면 ‘바르셀로나 출신’ 이승우의 가치 하락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바르셀로나를 거쳐 간 수많은 유망주 중 기대만큼 성장 못 한 한 명이 될 것이다. 향후 유럽 무대에서의 생존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