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슨퍼시픽의 이중명 회장
국내 굴지의 ‘골프 & 리조트’ 기업 에머슨퍼시픽의 이중명 회장.
이 회장은 그동안 각종 언론매체에서 성공한 기업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가난한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봉사를 실천한 기업인’으로 추켜세워진 인물이다.
◇‘진정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지성’ 찬사 일색그는 수많은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과 인재육성, 사회봉사를 실천하는 참된 기업인이자 교육자로 다뤄졌다.
그리고 그 같은 평가의 중심에는 ‘폐교위기였던 남해해성고를 인수해 파격적인 장학혜택을 제공해 명문고로 키웠다’는 내용이 차지한다.
다음은 2017년 9월 3일자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중 일부. 이 인터뷰가 보도된 시점은 이미 약속했던 장학지원을 중단한 후다.
기업가로 성공한 이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에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어느 하나 허투루 한 게 없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보람을 느낀 건 10년 넘게 동고동락한 해성학원이다.이 회장은 "학교도 기업처럼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데, 국공립학교의 경우 선생님이 1~2년 후면 자리를 뜨고 사립학교는 돈에만 신경 쓴다"며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지 않으면 올바른 목표 의식을 심어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7년 9월 3일자 매일경제)
이 인터뷰 외에도 남해해성고 인수와 성장을 계기로 이 회장을 '봉사하는 기업인'으로 부각시킨 인터뷰는 수도 없이 많다.
“2005년 경남 남해에 골프리조트를 만들었는데 리조트 사업으로 폐교 위기에 처한 한 고등학교 얘기를 들었습니다. 학생들의 가정형편도 모두 넉넉하지 않았죠. 처음에는 보상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숙식을 제공하고 대학까지 보내주겠다는 목표로 농·어촌 자율고인 해성고등학교를 열었습니다. 졸업생의 약 80%는 서울시내 대학에 진학합니다. 서울시내 대학에 진학하면 4년 장학금도 줍니다. 졸업생 중 학교에 매달 1만원에서 10만원까지 기부금을 보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약간의 지원만 있다면 인재는 관심과 사랑으로 길러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인성교육을 가장 중시하고 있죠.” (2014년 3월 17일자 한국경제)
2007년 12월 20일 자 연합뉴스는 <이중명 회장의="" 끝모르는="" '사랑="" 퍼주기'="">란 제목의 기사에서 역시 남해해성고등학교를 집중 부각시켰고, 교육방송 EBS도 <시골학교의 작은="" 기적!="" 기업인="" 이중명="">이란 타이틀의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이 회장 역시 이같은 평가를 흔쾌히 받아들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중명 에머슨퍼시픽그룹 회장은 사업가, 기업인보다는 '소년원 아이들의 대부' '교육자' 등으로 불리길 좋아한다. 이 회장은 회사는 아들인 이만규 대표에게 맡기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회봉사활동에 쏟고 있어 "회사에서 쫓겨날 것 같다"며 웃었다. (2015년 3월16일자 국제신문)
남해해성고를 계기로 일약 '모범 기업인'으로 부각된 그에게는 각종 수상이 잇따르기도 했다.
2010년에는 제32회 경남교육상을 받았다. 그리고 2012년에 연세대학교로부터 ‘연세 사회봉사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연세대학교는 그를 ‘사재를 털어 폐교 위기에 빠진 중·고등학교를 지원’, ‘폐교위기에빠진 남해 해성중고를 살려내 명문으로 키워낸 인물’, ‘진정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지성’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남해해성고 인수 후 각종 봉사단체의 대표를 맡아오고도 있다.
법무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소년보호전문재단 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장, 법무부 범죄예방위원회 대전지역협의회 회장, 한국청소년행동과학문화원 총재, (사)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일방적인 지원중단...학생들 "이용만 하고 배신했다" 분노그러나 이 회장을 이처럼 '존경받는 교육자'로 만든 남해해성고에 대한 장학금 지원은 일방적으로 중단되고 말았다. (
관련기사 2017년 9월 8일자 [단독] "장학금 준다해서 갔는데"…어느 시골학교의 배신)
이 회장에게 '부자들을 위한 골프 & 리조트 사업가'란 평가 대신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참 교육인'으로 인식시킨 장학제도가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 탓에 가난한 가정형편을 생각해 대학등록금을 준다는 곳으로, 멀리 시골학교까지 갔던 학생들은 지금 배신감에 휩싸여 있다.
'공부만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무너졌고, 이제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학생들은 "이용만 하고 배신했다"고 분노하고 있다. '이중명 회장이 두 얼굴을 가진 사람같다'는 비판도 했다.
학교측은 장학혜택 중단을 이 회장의 회사사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사장의 회사에서 장학금을 지원했는데,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되고 외국계 법인 이사들이 들어오면서 자금 지급을 안하기로 결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법인이사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에머슨 퍼시픽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회장 스스로 “에머슨 퍼시픽은 지금까지 큰 위기 없이 순항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2017년 9월 3일자 매일경제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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