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울산에서 한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학교와 울산시는 학교폭력과 무관하다고 결론냈다.
하지만 최근 경찰 수사에서 학교폭력 사실과 해당 학교장의 은폐의혹까지 드러나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울산 동구의 중학교 1학년 A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지난 6월 15일.
A군이 다니던 학교에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고 한 달 뒤다.
A군이 정신건강증진센터 상담사에게 학교폭력 피해사실을 털어놨고 센터 측이 이같은 사실을 학교에 알리면서 5월 학폭위가 열렸다.
학폭위는 과거 A군의 정신과 치료전력과 학교건물 3층에서 뛰어내리려고 시도하는 등 돌발행동을 지적했지만 가해학생들의 행동은 폭력이 아니라고 결론냈다.
그러면서 학폭위는 A군에게 정신과 치료와 함께 대안학교로 옮겨 교육을 받도록 하고 학업중단 숙려제를 실시하도록 통보했다.
이후 A군은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다.
A군의 아버지는 학폭위 처분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당시 피해학생과 그 가족이 참여하지 않은 학폭위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거다.
그렇게 울산시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가 열렸지만 아버지의 청구 역시 기각됐다.
학교와 울산시의 이같은 조치로 A군 사건과 학교폭력은 무관한 것으로 끝나는 듯했다.
A군 아버지의 요청으로 수사를 진행한 울산지방경찰청은 학교폭력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학기초부터 A군을 괴롭힌 동급생 9명을 확인하고 폭행혐의로 울산지법 소년부로 송치했다.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A군의 등을 치고 지나가는 것은 물론 모자를 잡아당기거나 점퍼를 발로 밟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게다가 A군의 말투를 따라하며 놀리거나 A군이 앉으려는 순간 의자를 빼버리는 등 괴롭힘이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거다.
경찰은 또 경찰청에서 파견된 학교폭력 전문 조사관에게 뇌물공여 의사표시를 한 혐의로 해당 학교장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교장이 조사관에게 "살려달라"고 부탁하고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였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다.
교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