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 아이들, 앞으로 살아갈 많은 날, 계속 그런 걸 겪어야 될까요
- 초등생 엄마들, 생지옥이에요. 저희가 그걸 겪었기 때문에 잘 알아요
- 장애아들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 학교에 있는 시간이에요
- '우리 동네 환영해요' 이런 현수막 걸릴 날이 왔으면..
- "김성태 의원, 손 떼겠다 하셨는데 당 옮기시고 또다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9월 12일 (화)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은자 부대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장민희 사무국장 (강서 장애인 부모회)
◇ 정관용> 꼭 일주일 전인 지난 화요일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설립 주민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 앞에 무릎 꿇은 어머님들의 영상, 큰 화제가 됐었죠.
그분들 두 분을 모셨는데요. 토론회 때 “때리시면 맞겠지만 학교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이런 말씀을 하셨던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의 이은자 부대표, 어서 오십시오.
◆ 이은자>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제일 먼저 무릎을 꿇었던 분이랍니다. 강서장애인 부모회의 장민희 사무국장, 어서 오십시오.
◆ 장민희> 안녕하세요.
◇ 정관용> 두 분의 자녀도 장애를 갖고 있죠?
◆ 이은자> 네.
◇ 정관용> 이은자 부대표님의 자녀는 지금 몇 살이신가요?
◆ 이은자> 저희 아이는 지금 20살이고요. 구로구에 있는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고 고3에 재학 중이에요.
◇ 정관용> 고3.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까?
◆ 이은자> 자폐성 발달장애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특수학교 외 일반학교에서는 적응하기가 너무 힘든?
◆ 이은자> 네, 일반학교를 초등학교 때는 통합교육을 했었고요. 그리고 중학교 때는 일반학교를 다녔는데 통합은 하지 않았고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이제 특수학교를 가서 분리교육을 지금 받고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 장민희 사무국장님의 자녀분은요?
◆ 장민희> 저희 아이는 지적장애 1급이고요. 저는 거리가 너무 먼 것에 아이가 통학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저희 아이는 그냥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일반 학교에서 통합교육하고 그다음에 올 2월에 졸업하고 지금은 장애인 보호작업장에 다니고 있어요.
◇ 정관용> 이미 졸업을 했어요?
◆ 장민희> 네.
◇ 정관용> 그러니까 초, 중, 고등학교를 계속 그냥 일반학교를 보내셨잖아요. 그 일반학교에 장애인 학생만을 위한 특수학급은 없었나요?
◆ 장민희> 있었어요.
◇ 정관용> 있었어요?
◆ 장민희> 특수학급이 없으면 저희가 학교에 다닐 수가 없죠. 사실 제가 대전에서 2012년도에 서울 강서구로 이사를 왔는데요. 대전에서도 저희가 유성구에 살았는데 원명학교, 혜광학교가 굉장히 먼, 1시간 반 이상 거리에 있었어요.
◇ 정관용> 특수학교가?
◆ 장민희> 네. 그래서 저는 그냥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가까운 학교에 그냥 언니, 여동생이랑 같이 보냈고요.
서울에 와서도 사실은 그게 가장 큰 이유라서. 그리고 제가 서울에 온 지 얼마 안 됐고 서울 잘 모르는데 또 구로구까지 이렇게 아이를 보낸다는 게 제가 자신이 없어서 그냥 저는 가양동에 있는 등촌고등학교에 애를 다니게 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곳이 구로. 그리고 특수학교 가운데에는 구로구에 있는 학교를 보낼 수밖에 없었고.
◆ 장민희> 저희가 교남학교에는 TO가 없으니까 지금 교남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대부분의 강서구 장애 자녀 학생들은 구로구에 있는 정진학교나 베드로학교 쪽으로 다니고 있어요.
◇ 정관용> 교남학교라고 하는 것은 강서구 내에 있는 특수학교로군요?
◆ 이은자> 네, 거기는 사립학교고요. 그러니까 강서구에는 사실 공립학교는 없는 거죠.
◇ 정관용> 사립 특수학교가 하나 있고. 그런데 여기는 이미 정원이 꽉 찼군요.
◆ 이은자> 네. 정원이 100명이에요.
◇ 정관용> 딱 100명, 한 학년에?
◆ 이은자> 아니죠. 총 학생 수가 100명이에요.
◇ 정관용> 그래요?
◆ 이은자> 그러니까 한 학년에 한 반이고요. 한 반에 6명에서 8명. 그러니까 1학년이 6명, 2학년 6명 그러면 정원이 다 차는 거거든요.
◇ 정관용> 초, 중, 고가 다 있고?
◆ 이은자> 그러니까 사실 있기는 있지만.
◇ 정관용> 한 학년 6명? 아이고, 하늘의 별 따기군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이은자 부대표 (사진=시사자키팀)
◆ 이은자> 그렇죠. 지금 강서구에 650명의 장애학생이 있어요. 650명 중에서 지금 특수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이 200명이거든요.
그런데 200명 중에서 이제 교남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80명. 그다음에 나머지 120명은 타 구. 그러면 나머지의 학생들 중에서 그러면 우리 장민희 어머니 자녀처럼 일반학교에 그냥 다니고 있는 친구들이 많은 거예요.
그러니까 사실은 단순히 이게 그냥 200명, 아니면 120명의 아이들만 위한 학교가 사실은 아니고 지금 거론이 되고 있는 서진학교가 만들어져도 강서구에 있는 아이들을 다 받을 수 없을 거예요. 그 학교도 지금 정원이 제가 알기로는 120명으로 알고 있거든요.
◇ 정관용> 중, 고등학교인데 120명.
◆ 이은자> 네, 중, 고.
◇ 정관용> 다 합해서 6년에? 그러면 한 학급 20명이네요, 한 반에.
◆ 이은자> 그렇죠. 초, 중, 고, 전공반 해서 그래서 정원이 120명이거든요. 그러면 사실 강서구에 말만 특수학교가 2개가 있는 것이지 사실은 200명이 정원인 거예요.
◇ 정관용> 좀 전체적으로 봅시다. 그냥 꼭 강서구만이 아니라. 전국에 장애를 갖고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그리고 전국에 특수학교, 어떻게 됩니까, 대략.
◆ 이은자> 전국에 지금 174개의 특수학교가 있어요. 그리고 지금 장애학생 수가 8만 9000명입니다. 이 중 8만 9000명 중에서 특수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은 2만 5000명 정도 돼요.
◇ 정관용> 2만 5000.
◆ 이은자> 그러니까 한 30~35%. 그리고 이제 서울도 거의 비슷한 비율이에요. 비율이. 그러면 나머지의 장애학생들이 전부 통합환경을 원하면 사실 상관은 없는데 원하는 게 아니거든요. 갈 수가 없으니까 일반학교를 가는 거거든요. 사실은 정말로 특수학교가 곳곳에 많이 세워져야.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이 장애 문제나 교육 문제를 연구하시는 분들 가운데에는 통합교육이 좋다..
◆ 이은자>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정관용> 통합교육이 바람직한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도 상당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제 청취자 분들한테 두 분께서 좀 알려주세요. 그러니까 아이들을 일반학교에 보냈더니 우리 장민희 국장님도 초, 중, 고를 다 보냈고 또 이은자 부대표님도 초등학교, 중학교 보내셨지 않습니까? 그냥 일반학교에서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학급에 들어가는 형태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거죠?
◆ 이은자> 불가능한데 지금 현재 그렇게 하고 있어요.
◇ 정관용> 그랬을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또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이 있을 때는 또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좀 사례를 들어서라도 얘기해 주세요.
◆ 장민희> 저희가 통합에 장점이 없다는 게 아니라 통합이라고 하더라도 원조반에 가서 특수학급에 있는 시간 말고 그 시간이 정해져 있거든요.
◇ 정관용> 특수학급에 하루 종일 있는 게 아니고.
◆ 장민희> 그렇죠.
◇ 정관용> 일반 학생들과 같이 있는.
◆ 장민희> 같이 있는 시간이 저희가 그냥 소위 정말 농담 삼아 ‘멍 때리는 시간’이라고 해요. 이제 올라가서 친구들이 배우는 것을 구경한다고 해야 될지. 그것도 이제 너무 재미없고 심심하니까 저희도 다 알지만 한글 깨치고 이랬지만 저희가 의학서적이나 법률서적을 공부하고 배운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잖아요.
◇ 정관용> 말이 안 되죠.
◆ 장민희> 네, 그런데 그거를 저희 아이가 하다 보면 저희 아이가 틱 장애라고 해서 이렇게 심심하고 무료하니까 손톱을 뜯거나 이럴 수도 있고.
◇ 정관용> 장애현상이 더 심화될 수가 있겠군요.
◆ 이은자> 문제행동이 나타나는 거죠.
◆ 장민희> 심한 애들은 돌아다닐 수도 있고 이러다 보면 또 학습에 방해가 되니까, 수업에 방해가 되니까 쫓겨나기도 하고 그다음에 이렇게 도움반으로 내려가기도 하는데 그러니까 그런 게 격차가 심해지니까 우리가 소위 말하는 눈높이 교육이 어려운 거죠. 그래서 특수학교에 보낼걸...
◇ 정관용> 우선 자녀분들도 싫어하나요? 일반학급에서 같이 있으라고 하면.
◆ 이은자> 그럼요. 그러니까 그냥 아무 관심이 없는데 계속 앉아 있으라고 하고 조용히 하라고 하니까.
그러니까 외국의 경우에는 사실은 그냥 비장애인들 학교, 그다음에 장애인 학교가 있는데 그 학교 중에서 통합을 원하는 분들은 이게 장애인 학생에 맞게 커리큘럼이 되어 있대요. 그래서 이렇게 이런 교육과정으로 할 것인데 비장애인 친구들이 와서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은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보내세요 이렇게 한다는 거예요.
◇ 정관용> 그래요.
◆ 이은자> 그러니까 그러면 거기에는 특별한 어떤 교육관을 가지신 분들이 지원을 하시는 거고. 사실은 그렇게 해서 굉장히 효과가 높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사실 그냥 물리적인 통합인 거예요. 말이 통합이지 그냥 그 한 교실에 갖다 놓은 거니까.
◇ 정관용> 그러네요. 그러면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을 만들어서 그렇지만 하루 종일이 아니라 일반학급으로 가 있어야 할 시간이 있다고 하셨는데 아예 그 시간은 없애고 그냥 특수학급에서만 하루 종일 있게 하면 그나마 좀 나은 겁니까? 아니면 그것도 문제가 있습니까?
◆ 이은자> 그거 문제 많아요.
◇ 정관용>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 이은자> 왜냐하면 특수학교는 엄마들이 분리교육을 할 때는 그 특수학교에는 다 세팅이 돼 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일상생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세팅이 돼 있다거나 직업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세팅이 다 되어 있어요. 그래서 특수학교에 가서 좀 더 타이트하게 교육을 받고자 하는 거죠. 그런데 일반학교의 도움반 교실에는 그냥 교실 하나밖에 없어요. 그러면 거기에서. . .
◇ 정관용> 거기도 전문가들이 별로 없어요?
◆ 이은자> 특수교사가 선생님은 한 분 계시지만 일단 그 특수학교에 있는 그런 환경 세팅은 갖고 있지 않은 거죠.
그러니까 그냥 교실에만 아이가 혼자 있는 거는 안전하기도 하고 왕따나 이런 위험부담은 없겠지만 사실은 그건 또 하나의 그냥 고립인 것이나 마찬가지죠. 어떤 교육의 효과는 없는 건데.
이 특수학교에는 어쨌든 비장애 친구들이랑 분리교육은 받지만 그 안에서 이 아이에 맞춰서 신변자립훈련이라든가 좀 더 기능이 좋은 친구들은 직업훈련을 한다거나 이렇게 좀 더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거예요.
◇ 정관용> 그래요. 그러면 교실에 꼭 필요한 시설부터가 다르겠군요?
◆ 이은자> 완전히 교실마다 시설이 있어요. 세탁실이라든가.
◆ 장민희> 직업훈련이라든지 일상생활 훈련이.
◆ 이은자> 그렇게 특수학교는 세팅이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사실은 분리교육의 장점도 많기는 하죠.
◆ 장민희> 조금 선택권이 폭넓게 주어지면 그러면 진짜 그런 학생들은 또 이제 시너지 효과를 많이 얘기하는데 그렇게 좀 살릴 수 있고 그다음에 진짜 이렇게 저희가 지적장애나 자폐성장애는, 발달장애는 계속 일상생활훈련이나 이게 평생 가야 되는 교육이 많은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도.
◇ 정관용> 그렇죠. 장애 정도가 확실히 다르니까.
◆ 장민희> 그러니까 하다못해 진짜 아직도 저희가 머리 감는 거, 이런 거, 월경 이런 거 도와줘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 친구들하고 비장애 친구들하고 배워야 할 이런 내용들이 학습량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통합교육이 장점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통합교육에 꼭 부수되는 여러 가지 시설과 환경과 전문가적 도움이 필요한데 그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 이은자> 맞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전국의 8만 9000 장애학생의 부모들 가운데 특수학교에 보내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은 게 현실입니까?
◆ 이은자> 만약에 통합교육이 정말로 실효성 있는, 특수교육법에 있는 것처럼 그런 환경이 된다면 아마 특수학교 보내려고 하는 엄마들 없을 거예요.
◇ 정관용> 그런데 지금 법만 있고 현실이 따르지 못하니까 현실에서는 특수학교 보내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
◆ 이은자> 고학년이 될수록 더 많은 것 같아요.
◇ 정관용> 점점. 그런데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은 2만 5000밖에 안 된다.
◆ 이은자> 네.
◇ 정관용> 토론회에 반대하는 주민들께서는 뭐라고 하면서 반대를 하시던가요?
◆ 이은자> 일단은 제일 어쨌든 특수학교를 반대하신다고는 말씀을 안 하시니까.
◇ 정관용> 여기 한방병원 지어준다고 그러지 않았어, 주로 그렇게 말씀하시겠죠.
◆ 이은자> 그러니까 한방병원이 들어오는 게 다수를 위해서 좋다.
◆ 장민희> 더 맞다, 적합하다.
◆ 이은자> 어느 게 효율적인지 생각해 봐라. 정말 소수를 위한, 학생들을 위한 학교보다는 강서구민 모두를 위한, 강서가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까. 한방병원이 들어오면 얼마나 발전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 정관용> 그런데 2013년부터 이미 서울시 교육청이 거기 특수학교 짓겠다고 다 예고가 되고 행정예고까지 나왔잖아요.
강서 장애인 부모회 장민희 사무국장. (사진=시사자키팀)
◆ 장민희> 네. 그래서 저희 엄청 기대하고 기다렸는데.
◇ 정관용> 아니, 그리고 행정명령까지 됐고 지금 현재 상태도 이미 특수학교 건립을 위한 설계용역도 다 끝난 상태라면서요.
◆ 이은자> 네.
◇ 정관용> 법적으로는 주민동의를 안 받아도 되는 곳이라면서요?
◆ 이은자> 네.
◇ 정관용> 다시 말하면 주민설명회 같은 걸 안 거쳐도 특수학교는 세워지게 되어 있는 거라면서요, 법적으로는.
◆ 이은자> 맞아요.
◇ 정관용> 그런데 김성태 의원은 어떻게 2016년에 거기에다 한방병원을 한다고 공약을 했죠?
◆ 이은자> 그러니까 그걸 계속 지금 그렇게 하시니까 그러니까 저희도 계속 항의를 했어요. 학교 부지이기 때문에 병원이 들어올 수 없는데 자꾸 이렇게 거짓말 하시지 말라고 했는데 그걸 당신은 계속 우기셨어요.
그리고 저희가 김성태 의원을 마지막으로 본 게 올해 2월이에요. 바른정당에 저희가 특수학교 문제로 점거를 했는데 거기서 분명히 말씀하셨어요. 이제부터는 공진초 문제에 대해서 손을 떼겠다. 그래서 그 약속을 받고 저희가 나왔는데. 그런데 저쪽으로 당을 옮기시면서 다시 또 다시 교육청은 어쨌든 전향적으로 생각을 해야 된다, 이렇게.
◇ 정관용> 네, 그런데 좌우간 제가 앞에 잠깐 소개한 것처럼 법률적으로는 이게 공립 공진초등학교 부지였었기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이 거기 특수학교를 짓겠다고 행정예고하고 절차를 밟아서 이제 건립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는.
◆ 이은자>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요.
◇ 정관용> 주민설명회 안 해도 되는 거였었네요.
◆ 이은자> 사실은 저희가 하지 말자고 교육청에 요청을 드리기는 했어요.
◇ 정관용> 그런데 교육청은 왜 하자고 그랬죠?
◆ 장민희> 이제 주민과의 접점을. . .
◇ 정관용> 그래도 좀 찾아보자?
◆ 장민희> 부지에는 학교를 짓고 그 나머지 시설을 주민편의시설로 하겠다라는 것을 함께 가는 사회니까 그거를 한번 도모해 보자는 그런 취지에서.
◇ 정관용> 딱 가셨더니 그 지역 주민들께서 막 고성을 지르고 그러시던가요?
◆ 이은자> 아이고, 고성이 아니고. . . 저는 평생에 그런 욕설과 그런 조롱은 처음이었고요.
◇ 정관용> 뭐라고 그래요?
◆ 장민희> 그때 방송에도 나왔던 것처럼 너네 집 앞에다 지어라. 이런 것부터. . .
◆ 이은자> 하여튼.
◆ 장민희> 장애인 아이들은 시설에 갖다 집어넣어라 이런 말씀도 하시고요.
◆ 이은자> 굉장히 야유를 많이 하시고 굉장히 그러셨어요. 그러니까 차라리 그냥 장애인 싫어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아니라.
왜냐하면 반대하시는 분들이 장애인을 싫어한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잖아요. 그리고 저도 만약에 장애인 자녀가 없었으면 싫어했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장애인을 다 좋아할 수는 없죠. 그게 뭐 우리가 배운 거하고 다르니까.
그런데 차라리 그냥 장애인 싫어, 이렇게 하는 게 아니고요. 정말 조롱과 멸시를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아무튼 그 제가 이제. . . 어쨌든 저를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거기 서서 얘기를 할 때.
◆ 장민희> 그리고 진짜, “어디 뭐 눈 똑바로 뜨고 쳐다 봐”. 1차 때는 정말 의자 같은 것도 이렇게 집어던지려고 이렇게 하시고, 그것뿐만 아니라 삿대질, 고함. 진짜 존칭어 이런 건 없어졌어요. 완전 진짜 정말. . .
◆ 이은자> 너 뭐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고.
◆ 장민희> 죽을 죄를 지은 것처럼 “당장 나가” 이런 것부터 저희가 이제까지 듣도 보지도 못한 그런 야유나 욕지거리를 하시더라고요.
◆ 이은자> 그리고 사실은 그날 토론회에서 정말 궁금해서 오신 분들도 계셨어요. 그러니까 반대라기보다는 특수학교를 전혀 모르시니까 도대체 이놈의 학교가 뭔지. 발달장애인이 뭔지. 그래서 그런 분들이 계셔서 사실은 그런 설명을 드리고 싶었어요.
특수학교가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고. 그래서 그 판단을 여러분들이 하실 수 있도록. 그런데 사실은 그런 설명을 전혀 못 드렸어요. 그러니까 정말 궁금해서 오신 분들은 전혀 이제 그거에 대한 정보가 없이 그냥 가신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일부 과격한 분들이 아예 토론과 대화가 시작도 못하게 사실상 우리 어머님들을 거의 인간 취급을 안 한 거죠?
◆ 이은자>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고. 또 2차 때는 또 분위기가 찬성을 하시는 분들이 일반 주민분들이 많이 오셨었어요. 그러니까 분위기가 이제 이렇게 보면 정말 더 이게 극명하게 찬성, 반대가 서로 정말로 막 대립을 하는, 대립각을 서로 세우고 이래서 살벌하기는 정말 2차 때가 더 살벌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저절로 무릎이 꿇어지던가요? 왜 무릎 꿇으셨어요?
◆ 장민희> 저희가 2시간이 다 지난 때였거든요. 그리고 저희 이제 단상에 계신 토론자로 나서신 저희 장애 부모들이 정말 설명, 호소. 할 건 다 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장애를 둘씩이나 둔 아버지께서 절까지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그러니까 저희가 동대문에 커리어월드라고 저희 장애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센터가 생길 때도 저희 어머님들이 무릎을 꿇으셨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그리고 그때 드는 게 정말 사정을 해야 된다면 이렇게 그냥 그게 그 순간에 그렇게 생각이 났어요.
◇ 정관용> 보통 무릎 꿇는다는 것은 뭔가 잘못한 사람, 죄 지은 사람이 하는 행동이잖아요. 무슨 잘못 하셨어요?
◆ 장민희> 장애 자녀를 둔 게. . .
◇ 정관용> 그게 왜 잘못입니까?
◆ 장민희> 그러니까요. 저희가 장애인들은 실패를 많이 경험해요. 그러니까 왜냐하면 못하는 게 많으니까. 그리고 저도 야단도 많이 치고 그랬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게 그렇고 그다음에 그것들을 저희 아이들이 이렇게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데도 계속 그런 것을 겪어야 되고 이런 거에서 저희가 하여튼 이게 배척을 당하고 이렇게 님비현상으로 내몰리다 보니까.
◇ 정관용> 죄 지으신 거 하나도 없고요. 죄는 우리들이 짓고 있죠. 정작 장민희 국장님, 이은자 부대표님은 이 학교 설립돼도 자녀들이 그 학교 갈 나이도 다 지났잖아요.
◆ 장민희> 네.
◆ 이은자> 네. 그래서 사실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이 대상이 될 건데. 지금 초등학생을 키우고 있는 엄마들은 거의 생지옥에서 사는 엄마들이에요. 저희가 그걸 겪었기 때문에 너무나 잘 알아요.
그러니까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어쨌든 저희가 겪었던 그러니까 다른 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 힘든 일이 있는데 학교 보내는 거는 제발 좀 안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제일 기본적인 것, 그것만은 좀 안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어쨌든 지금 논란이 된 강서구의 그 학교는 지금 건립절차를 계속 밟아가고 있고, 그렇죠? 공사에 들어갈 것이고.
또 지역주민들 가운데에는 특수학교 들어오는 걸 찬성하시는 주민들도 상당수가 계시고. 차질없이 잘 진행이 돼서 건립 완료되기를 정말 바라고 이게 논란이 되고 나서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이 오늘 서울의 25개 구에 지금 8개 구가 아예 1개도 없답니다. 25개 구에 전부 다 짓도록 하겠다, 이런 계획을 냈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은자> 저희는 너무 감사하죠. 사실 조희연 교육감님이 처음 교육감 되셨을 때도 서울에 특수학교 3개 만들겠다고 하신 것이 지금 이제 2개가 거의 진행이 되고 있고 1개도 이제 저희가 하려고 하는데 그래서 정말 조희연 교육감님께서 좀 소신껏 지금까지 해 오셨던 것처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아니면 특수학교를 대폭 짓는 것이 어렵다면 그러면 법에 정해진 대로 통합교육에 실효성이 있도록 제대로 된 시설, 전문적 지원. 그래서 장애인 부모들이 나는 장애인 특수학교 안 보낼래, 이렇게 하도록 만들어주든지.
◆ 이은자> 이게 투 트랙으로 이렇게 갔으면 좋겠어요.
◆ 장민희> 항상 선택을 할 수 있게.
◆ 이은자> 그랬으면 좋겠어요.
◆ 장민희> 그러면 아이들도 즐겁고 저희가 바라는 게 그것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참. . .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은자 부대표께서 그 자리에서 여러분들이 욕을 하시면 욕 듣겠습니다, 모욕을 주셔도 괜찮습니다. 지나가다 때리셔도 맞겠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절대로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셨다는데. 그렇죠?
이 말 잘못하신 거예요. 우리 청취자 분들한테 다시 말해 주세요. 왜 욕을 드십니까? 왜 맞으십니까? 다시 말씀해 주세죠. 청취자 분들한테 특수학교 왜 필요한지 말씀해 주세요.
◆ 이은자> 장애 아이들에 있어서 특수학교는 비장애 아이들의 학교하고 많이 달라요. 그래서 장애 아이들에게 특수학교의 비중, 학교의 비중은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이 장애 아이들이 정말 행복한 시간, 일생 동안에 행복한 시간이 아마 학교에 있는 시간일 것이고 그래서 그만큼 아이들의 가장 행복한 시간인 그 교육권이 반드시 보장이 돼야 되는데 사실 그렇게 되지 못해서..
그런데 어쨌든 여러 곳에서 응원을 많이 해 주시니까 정말로 이제는 앞으로는 “때리시면 맞겠습니다” 그렇게 얘기하지 않아도 ‘우리 동네 환영해요’, 이렇게 현수막이 걸릴 수 있게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 정관용> 저희들이 무릎 꿇겠습니다. 나와 주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에 이은자 부대표, 강서장애인 부모회의 장민희 사무국장, 오늘 고맙습니다.
◆ 이은자> 감사합니다.
◆ 장민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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