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고 색다른 이미지로 눈길을 끌고 있는 충주시의 축제 홍보물. (사진=충주시 페이스북 캡처)
◇고:고구마, 구:구우면, 마:마시쩡, ◇고:고구마, 구:구운거 싫으면, 마:마탕(맛탕)?ㅋ
원색 배경에 기본 폰트. 언뜻 보면 누리꾼의 이벤트 참여 삼행시 같은 이미지. 그림판으로 아무렇게나 그려 넣은 것 같은 투박한 비둘기 일러스트는 옵션이다. 하단에 자리한 충주시 공식 마크와 어쩐지 부조화스러운 이 삼행시 포스터는 충주시 페이스북 공식 계정의 고구마 축제 홍보물이다.
충주시의 색다른 축제 홍보물이 SNS상에서 입소문을 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충주시는 지난 8일 '충주 산척면 고구마 축제'를 홍보하는 홍보물 여러 개를 연달아 업로드했다. "고구마 먹기 좋은 날씨다. 그런 의미에서 고구마 이벤트 시작"이라는 멘트도 덧붙였다.
신선하고 색다른 이미지로 눈길을 끌고 있는 충주시의 축제 홍보물. (사진=충주시 페이스북 캡처)
첨부된 홍보 이미지들은 일반적으로 접하는 지자체의 농산물 축제 홍보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예능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서 인기를 얻은 노래 가사를 패러디해 '각자와 각자가 만나면 고구마 축제 가는거지' 라는 멘트를 담거나, 공포영화 '쏘우'의 주인공 '직쏘'의 명대사를 인용하는 식이다.
신선하고 색다른 이미지로 눈길을 끌고 있는 충주시의 축제 홍보물. (사진=충주시 페이스북 캡처)
돋보이는 것은 이 모든 홍보물이 각종 지자체의 일반적인 홍보물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저퀄'(저퀄리티, 퀄리티가 떨어짐)이라는 것이다. 사진·지역 일러스트 등을 적극 활용해 깔끔하고 활기찬 느낌으로 만드는 타 지자체의 홍보물과 달리 마치 그림판으로 대충 제작한 듯한 그림과 폰트는 소위 'B급 감성'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이 참신한 'B급 감성'에 누리꾼들은 "너무 신선하다. 관심이 확 간다"는 반응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해당 게시물은 1400회 가량 공유되고, 1500개 가량의 댓글이 달리며 여전히 화제가 되고있는 상태다.
홍**는 "고구마 축제 응원해요! 그런데 담당자님 잡아 와서 도핑테스트 좀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벤트 할 때마다 약이라도 드신 건지 미친 드립력!"이라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충주시 계정은 댓글로 '캐치 미 이프 유 캔'이라고 재치있게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충주시 고구마 이벤트)참여도 실화냐? 참신한 방법으로 시민을 통합시키네"라며 해당 게시물에 쏠린 관심과 높은 참여도에 놀라워했다.
해당 홍보물에 대해 충주시 측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와 같은 형태의 홍보물은 작년 7월부터 만들기 시작했다"며 "보통 지자체의 홍보물이 굉장히 높은 퀄리티에 깔끔한 디자인들이라 '평범하게 해서는 눈에 안 띄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일부러 저퀄리티에 원색, 촌스러운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운 좋게 다들 좋아해주셔서 뿌듯하다"고 전했다. 홍보물의 그림까지 직접 그린다며 "일종의 가내 수공업"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서 홍보물이 많은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의외성이 주는 즐거움인 것 같다"며 "충주시 페이스북의 정체성이 생긴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크다. 쉽진 않겠지만 영상 콘텐츠도 고민중에 있다.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선하고 색다른 이미지로 눈길을 끌고 있는 충주시의 축제 홍보물. (사진=충주시 페이스북 캡처)
한편, 충주시는 작년 여름 있었던 옥수수 축제 때도 센스 넘치는 'B급 감성' 홍보물로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당시 홍보물에서는 '옥수수를 턴다'는 속어를 이용해 '옥수수, 털지말고 잡수세요' 라는 멘트를 담은 홍보물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