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과 BBK 투자자문회사 설립 발언과 관련한 영상을 보이며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14일 국회에서는 대정부질문의 마지막 순서로 사회·교육·문화 분야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야권에서는 특히 KBS·MBC 등 공영방송 파업을 두고 정부를 공격하고 나섰다.
먼저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념과 코드가 맞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으로 내리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2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문 대통령이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으로 뽑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이게 무슨 뜻이냐"고 따졌다.
이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의중은)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소신껏 지킬 수 있는 사람이 (공영방송 사장이) 돼야한다는 뜻"이라고 답했고 "이념과 코드가 맞는 사람을 내리겠다는 게 아니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한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은 공영방송 정상화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문건을 언급하고 나섰다. 그는 이낙연 총리를 불러 "(민주당 측에서) 방송 장악 문건이 나왔다. 잘 됐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 총리는 이에 "(민주당 측이) 쓸 데 없는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탄핵'을 운운하는 이 의원의 말에는 "전문의원실 실무자가 탄핵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은 해당 문건이 당 차원에서 만들어진 공식 문건이 아니라 실무자가 만든 단순 자료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당 박완수 의원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현재 벌어지고 있는 MBC의 파업은 불법 파업이 아니냐"고 따졌다. "노조원들이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하며 파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지만, 김 장관은 "김장겸 사장에게는 실정법 위반 혐의가 있다. 또 방송 공정성을 훼손하는 경우 사장 퇴진 요구도 불법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도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공영방송 정상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그동안 권력의 민낯이 언론에 그대로 투영됐다. 공영방송은 실제로 창영방송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그간 MBC에서 벌어진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윗선, 청와대와 대통령도 관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철저하게 수사를 해달라"고 말했다.
이 총리에게는 "지난 9년 동안 MBC 직원들은 징계, 해직 등 온갖 불이익을 받았다"며 "제대로 된 감사가 이뤄져서 공영방송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BBK 주가조작'에 대한 여권의 공세도 이어졌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BBK 사건은 진행 중으로, 검찰이 스스로 수사를 잘못했다고 사죄하고 전면적인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했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서도 새로운 수사 단서가 추가로 확인되면 재수사 필요성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SOC예산 축소와 복지 예산 증가, 교육정책 등을 놓고도 여야가 충돌했다.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고,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오히려 복지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