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7일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이른바 '풍선 효과'를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에서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개최한 기업설명회(IR) 겸 거리축제 'IF(Imagine Future) 2017'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신용대출이 8월에 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은행의 특정대출 상품이 1조 원 정도 풀렸고 카카오뱅크 대출이 늘었다"며 "그런 점에서 볼 때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죄어서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만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럴 소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찬찬히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전국 은행 검사부장 회의를 소집해 강화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우회한 편법대출이 있는지 자체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주 자체점검 결과를 분석해보고 신용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이 많이 늘어난 곳을 중심으로 현장점검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회대출 사실이 적발되면 해당 금융사 직원은 제재하고, 용도외 유용이 확인되면 대출회수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과 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이후 가계 신용대출이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하는 등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은행권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7월 4조8천억원에서 8월 3조1천억원으로 감소해 증가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으나, 가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은 7월 1조9천억원에서 8월 3조4천억원으로 급증해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도 1∼3월은 1조원대, 4∼6월에는 2조원대 초반이었다가 7월 3조1천억원, 8월 2조9천억원으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