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 (사진=KBL 제공)
최근 프로농구에 얼리 드래프트 바람이 거세다. 프로 원년 주희정을 시작으로 얼리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선수들이 있었지만, 성공한 선수는 몇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정효근(전자랜드), 허웅(상무)을 비롯해 고졸 송교창(KCC)까지 얼리 드래프트 성공 시대를 쓰고 있다.
올해 드래프트에도 한양대 2학년 유현준와 중앙대 1학년 양홍석이 4학년을 채우지 않고 참가를 선언했다. 유현준은 지난해 대학리그 신인상을 받았고, 양홍석은 대학 1학년임에도 국가대표로 뽑혔다.
10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중앙대 2학년이었던 오세근(30, KGC)은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당시 중앙대는 대학 무대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얼리 드래프트로 프로에 데뷔했어도 충분히 통했을 기량. 당시 중앙대를 이끌었던 김상준 성균관대 감독도 "기량은 이미 프로급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세근은 프로에 조기 진출하지 않았다. 중앙대의 52연승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기고, 또 4학년을 꽉 채우고서야 프로 무대로 뛰어들었다.
지금과 같이 프로 조기 진출을 쉽게 허락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오세근은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대표팀에 뽑혔으니 딱 10년이 됐다. 그 때도 얼리라는 게 있었다. 같은 학년에 박유민(개명 후 박찬성)이 얼리로 나갔다. 당연히 학교에서 안 보내주려고 했다"면서 "만약 나왔으면 더 좋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조금 아쉽기는 하다.
프로 조기 진출을 포기했던 또 다른 이유는 프로농구 드래프트 참가보다 더 큰 무대를 꿈꾸고 있었기 때문. 바로 미국 진출이었다.
오세근은 "사실 더 큰 무대로 도전해볼 생각이 있었다. 미국이다"라면서 "당시 사정이 생겨서 (미국 진출 시도를) 못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프로 조기 진출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일찍 프로에 와서 기량을 키우는 것이 낫다는 입장과 대학에서 농구 외적인 교육을 받고 오는 것이 낫다는 입장. 오세근의 입장은 전자에 해당한다.
오세근은 "물론 적응이 쉽지 않다. 고등학교, 대학교, 프로는 생활이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4학년이 와도, 2학년이 와도 프로가 처음"이라면서 "실력이 있다면 학년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또 FA가 일찍 된다는 점이 가장 유리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