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SNE리서치 제공)
한번 충전하면 500km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전기차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자원시장에서 '니켈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에 쓰이는 양극재료로 최근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혼합한 리튬 산화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NCM 삼원계 양극재로 NCM은 니켈과 코발트, 망간의 머릿글자를 따서 조합한 표현이다.
먼저 삼성 SDI가 BMW i3 용으로 공급하는 배터리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1:1:1 인 NCM 111이 적용 되고 있다.
또 LG화학이 GM Bolt를 위해 공급하는 배터리에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6:2:2 인 NCM 622이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전기차의 대명사로 떠오른 테슬라 기가 팩토리의 원통형 전지에는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이 혼합된 NCA 양극재가 사용되는데 니켈의 함량은 80% 이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지난달 30일 올해 12월 ESS(에너지저장장치)용 공급을 시작으로 내년 3분기에는 양산 전기차량에도 NCM811배터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웅범 LG화학 사장은 지난 8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이차전지업계 간담회에서 "내년에 차가 나오는 것을 보면 알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에 앞서 NCM 811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SNE리서치 제공)
둘다 니켈의 비중이 80%, 코발트 10%, 망간 10%로 구성된 양극재르 쓰겠다는 것이다.
니켈의 비중이 늘어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늘어나게 돼 전기차 대중화를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렇게 니켈 사용이 늘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니켈의 가격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톤당 9,000 달러이던 니켈 가격은 9월에 12,000 달러로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최근 2년 사이에 가장 높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이차 전지 시장 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이차 전지용 니켈의 수요가 전체 니켈 수요에 비해 많지 않은 양이라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양극재 생산을 위해서는 니켈 순도가 높은 파우더 형태 등의 니켈이 필요한데 그 생산량은 2016년 기준 전체 니켈 생산의 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차 전지용 니켈의 수요의 증가를 따라가기에는 고순도 니켈 공급이 부족해 질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니켈 생산의 대부분은 니켈 함량이 20% 수준이며 니켈과 철이 혼합된 페로 니켈 형태이거나 이보다 품위가 낮은 니켈 선철 (Nickel Pig Iron) 형태로 생산이 되고 이들은 스테인레스 스틸의 생산에 대부분 공급되고 있어 이차 전지용 니켈의 수요 증가에 대비할 수는 없다고 SNE리서치는 설명했다.
양극재의 직접적인 재료가 되는 황산 니켈의 생산을 늘려야 급증하는 리튬 이차 전지용 니켈의 수요에 대비할 수 있는데 수급이 원활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SNE리처치 김병주 상무는 CBS노컷뉴스에 "BHP 빌리턴이나 Glancore, 중국 제련 기업 등이 제련 설비 증설을 계획하고 있지만, 시점이 안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번 충전에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는 고순도 니켈의 수급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