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으로 자택 공사를 한 혐의로 경찰에 소환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자택 공사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경찰에 소환됐다.
19일 오전 10시쯤 서울 서대문구의 경찰청 앞에 모습을 드러낸 조 회장은 단정한 양복차림을 한 채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을 응시하며 청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조 회장은 회삿돈 30억을 횡령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 지, 이를 직접 지시했는 지를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특히 오너 일가와 관련한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는 상황에서 "한진그룹 회장직을 내려놓을 생각은 없냐"는 질문엔 침묵을 유지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조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던 과정에서 공사비용 중 30억 원 가량이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인천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빼돌려진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지난 7월 7일 대한항공 본사를 상대로 한 압수수색에 이어 8월 16일엔 범행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파악된 그룹 고문 김모(73) 씨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회사자금을 인테리어 비용 등에 사용한 것은 조 회장의 부인인 이 이사장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 이사장에 대해선 추후 소환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