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을 고소하기로 한 박원순 시장이 19일 그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적으로도 힘들었지만, 가족들의 고통이 더 컸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박원순 제압 시도는) 저와 서울시에 가해졌던 비열한 목적의 정치 전략"이었다고 단언했다.
이어 "70년대 이후 정보기관에 의한 개인을 대상으로 한 사찰, 공작이 얼마나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켰고, 민주주의 근간을 붕괴 시켰냐"고 반문하면서 "민주주의 회복 이후 정보기관의 사찰, 국내 공작은 금지돼 왔는데, 이 것이 다시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되풀이 돼 국가의 근간을 무너뜨렸다"고 한탄했다.
그는 자신이 그 토록 이명박 측의 집요한 견제를 받아야했던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답했다.
그는 "그 당시 제가 보궐선거로 서울시장에 당선돼 정국이 굉장히 기울면서 당시 한나라당 집권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제가 기존 정치인이 아니고, 시민사회 출신으로 큰 바람을 일으켜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당선돼 저를 두렵게 느꼈을 것"이라는 소회를 나타냈다.
'자신이 견제 받은 이유는 그들(이명박측)이 설명할 일'이라면서도 그는 "내가 자기들 집권에 장애 요인이라고 생각한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서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한 박 시장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소 계획을 밝혔다.
그는 "(박원순 제압 문건 사건처럼) 권력을 남용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이런 적폐는 청산돼야 한다"며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일이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박원순 제압문건과 그 실행은 저와 제 가족뿐 아니라 청년실업자에 대한 제압이었고 (또) 비정규직 노동자 제압, 서울시 공무원을 넘어 서울시민을 향한 그런 제압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000만 시민이 선출한 서울시장에게도 이처럼 압력을 보냈는데 평범한 시민에게는 얼마나 심했겠냐"며 "기나긴 헌신으로 만든 민주정부 수립을 허사로 만들고 국가의 근간을 흔들었다"고 성토했다.
한편, 박 시장이 이날 오후 제출할 예정인 고소장에는 피고소인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외에도 최소 8명이 적시돼 있다.
이종명(전 국가정보원 3차장), 민병주(전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장), 성명불상(기타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 외곽팀 관여자), 민병환(전 국가정보원 2차장), 신승균(전 국가정보원 국익전략실장), 추명호(반값등록금 문건 작성 팀장), 함OO(반값등록금 문건 작성 4급 직원), 조OO(반값등록금 문건 작성자, 6급 직원).
그 밖에도 '어버이연합 관련자, 기타 문건작성·실행 관여자 전부'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