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개혁위원회 출범식에서 문무일 검찰총장과 송두환 위원장이 기념 촬영 중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파이팅은 마지막에 박수 받으며 하겠습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19일 검찰개혁위원회 발족식 기념촬영 도중 주먹을 쥔 채 '파이팅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멋쩍은 표정으로 내놓은 말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송두환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위원장으로 법조계 인사와 교수‧재야 변호사 등 외부위원 16명을 위촉한 뒤 검찰개혁위 발족식을 열었다.
위촉장 수여와 인사말 순서가 끝난 뒤 모든 위원이 모여 사진을 찍는 마지막까지도 사뭇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계속되자 "파이팅을 한 번 외쳐달라"는 포즈 요청이 있었다.
그러나 송 위원장이 이를 만류하더니, 문 총장에게 귀엣말을 했다.
문 총장은 "위원장님께서 파이팅은 좀 아닌 것 같다고 하신다"며 "(위원회 활동이) 끝날 때, 마지막에 박수를 받으면서 하겠다"고 말했다.
개혁의 수술대에 스스로 오른 검찰, 그리고 검찰에 메스를 들이대야 할 외부 위원들로서 국민의 엄중한 개혁 요구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발족식에서 "잘 아시다시피 지금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아주 높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 "개혁을 통해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국민의 검찰상을 확립하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개혁작업이 보다 많은 국민의 호응을 얻고, 검찰이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위원님들의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문 총장은 당부했다.
19일 서울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개혁위원회 출범식에서 문무일 검찰총장과 송두환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송 위원장은 "집권자나 집권그룹의 이익에 대한 봉사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에 봉사하는 검찰이 돼 줄 것을 엄중히 요구하고 있다"며 광장의 촛불과 탄핵정국, 새 정부 출범까지의 흐름을 언급했다.
그는 또 "이제 오래 묵은 검찰개혁 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를 진전시켜 개혁방안을 확정하고 실행에 옮길 시기가 성숙했다"고 진단했다.
송 위원장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새 정부가 내건 기치이기도 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검찰 내부에서도 이제는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자각해 개혁에 대한 의욕과 의지를 갖췄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검찰개혁위는 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 조직 문화 개선 등을 논의하고 검찰총장에게 모인 의견을 권고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