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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작가 문학관 건립 열풍…따가운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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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작가 문학관 건립 열풍…따가운 '눈총'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객 유치 등을 목적으로 작고하지 않은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관 건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남 고흥군은 두원면 운대리에 분청문화박물관과 조정래 가족 문학관을 나란히 지어 다음달 개관한다.

    조정래 가족 문학관은 조정래 작가와 그의 부친인 조종현(1906∼1989) 시조시인, 부인 김초혜 시인 등 가족 문인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는 국내 첫 문학관이 된다. 고흥은 조종현 선생의 고향이다.

    충남 논산시는 홍상문화재단 주관으로 김홍신문학관·집필관 건립을 추진중이다. 교육관·집필관 등을 갖춘 지상 2층 규모 문학관을 내년 11월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로 지난 5월 첫 삽을 떴다.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은 공주에서 출생해 논산에서 자랐다.

    지역 연고가 없는 유명 작가의 문학관 건립을 위해 예산을 투입한 경우도 있다. 경기 수원시는 안성에 20여 년 살던 고은 시인에게 주거지를 제공하고 고은문학관을 추진 중이다.

    생존 작가의 이름을 붙인 최초의 문학관은 2012년 8월 강원 화천군에 개관한 이외수문학관이다. 200만 명 넘는 트위터 팔로어를 보유한 작가가 촌장으로 있는 감성마을은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생존 작가의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는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문학적 평가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생존 작가들의 이름을 빌려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지낸 이시영 시인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생존 작가들이 지자체의 관광상품이 되어 'ㅇㅇㅇ문학관'같은 거 짓고 버젓이 살고 있거나 혹은 살려고 하는 거 보면 낯뜨거워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재 이시영 시인은 페이스북에서 해당 글을 삭제하고 양해의 글을 올려 놓았다. (사진=이시영 시인 페이스북 캡처)

     

    이 시인은 이어 "관광을 위해 이런 일을 버젓이 벌이고 있으니 이 또한 적폐 중의 적폐라 아니할 수 없겠다"라며 개탄했다.

    이에 공지영 소설가는 댓글에서 "기가 막힙니다"라고 공감의 뜻을 나타냈으며 신현림 시인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고귀한 발언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지자체의 문학관 건립 계획에 이름이 언급된 문인이 자신의 이름을 딴 문학관 건립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

    경북 예천군이 안도현 시인의 문학관을 고향에 건립하겠다고 밝히자 안 시인은 트위터에 "저는 제 이름으로 된 문학관을 절대로 만들지 않습니다. 시비를 세우지도 않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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