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21일 "이달 25일부로 잔업을 전면 중단하고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특근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근로자 건강과 삶의 질 향상', '장시간 근로 해소 정책 부응' '사드 여파 등 판매 부진으로 인한 생산량 조정' 등이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난달 31일 기아차의 통상임금 1심 선고의 영향이 결정적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향후 불가피하게 특근과 잔업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신규채용, 교대제 개편 등 대안을 마련해 일자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2013년 '10+10시간 주야 2교대'에서 심야근로를 크게 줄인 '8+9시간 주간 연속 2교대제'로 근무형태를 변경한 이후, 2017년부터 30분 잔업을 포함한 '8+8시간 근무제'를 운영해 왔다.
기아차는 오는 25일부로 잔업중단과 특근 최소화가 실시되면 추가 근로 축소 등으로 근로자의 건강과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단되는 잔업시간은 1조 10분, 2조 20분 등 총 30분이다. 이에 따라 근무시간은 광주공장 기준으로 기존 1조 7:00∼15:50, 2조 15:50∼00:50에서 1조 7:00∼15:40, 2조 15:50∼00:30으로 변경된다.
소하리ㆍ화성공장은 기존 1조 6:50∼15:40, 2조 15:40∼00:40에서 1조 6:50∼15:30, 2조 15:40∼00:20으로 변경된다.
기아차는 근로시간 단축과 장시간 근로 해소는 세계적인 추세로 현 정부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주요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71과제인 '휴식 있는 삶을 위한 일ㆍ생활의 균형 발전'을 통해 2017년부터 주 52시간 근로제를 확립해 2022년까지 1800시간대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잔업 중단과 특근 최소화 결정이 이같은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장시간 근로 해소 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종업원의 건강권 향상과 더불어 체질 개선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올 3월 이후 본격화된 사드여파, 업체간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판매하락, 재고증가로 인해 생산량 조정이 불가피해진 것도 잔업 중단 결정의 한 요인이 됐다.
사드 등의 여파로 올해 7월까지 기아차 중국 누적판매는 17만2,674대로, 전년대비 52% 감소했다. 사드 여파가 집중된 2분기 판매대수는 5만2,438대로 전년 동기 약 64%나 줄었다.
미국시장도 업체간 경쟁 심화로 인한 판매 감소, 수익성 하락, FTA 재협상 압력 등으로 인해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아차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7,86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나 하락했고, 하반기에는 상황이 더 악화돼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1심 판결로 인해 약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 충당금 설정으로 3분기 영업이익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 현재의 상황에서 잔업과 특근을 할 경우 수익성 악화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도장공장 배합실, 소방안전, 폐수처리, 안전순찰 등 필수근무자 및 감시감독 근무자와 일부 생산특근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공정 근로자의 직무 개선, 순환근무제 도입 등을 검토중이다.
기아차는 항후 특근과 잔업이 불가피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필수근무자’, ‘일부 특근 과다 공정 근무자’ 등에 대해 신규인원 채용을 통해 일자리 창출, 교대제 개편, 직무 개선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장시간 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