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실 아닌 따뜻한 곳에서 생일 맞이하게"
세월호 안에서 3년 만에 수습된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유골이 서울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은 3년 넘게 차디찬 바닷속에 있었던 두 여학생을 곧 다가오는 생일에도 목포신항에 있는 냉동 안치실에서 머무르게 할 수 없어 유골을 옮겨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이 있어 정식 장례식은 열지 않는다.
22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에 따르면 조은화·허다윤양 가족은 오는 23일 오전 8시 자녀들의 유골을 수습해 목포신항을 출발할 예정이다.
이후 23일 오후 2시 30분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이별식을 가진다.
가족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장례나 추모식을 하는 것은 남은 미수습자 가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나 그간 미수습자 수습에 도움을 주고 함께 기도해준 국민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실내에서 이별식을 하기로 했다.
희귀병인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는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의 후속 치료가 시급한 점 등도 목포신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의료진은 이미 한차례 수술을 받았던 박씨에 대해 하루빨리 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전해왔다.
장소 선정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전에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서울시청광장 앞 서울도서관과 시청 청사 등 후보지를 검토한 끝에 유해 안치가 가능한 시청 청사를 선정했다.
이별식 후에는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유골을 안치하고 가족장 형태로 장례를 치른 뒤 각 가족이 희망하는 장지에 유해를 안장할 예정이다.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모든 미수습자를 찾을 때까지 함께하고 싶었지만 다윤이 생일이 10월 1일, 은화 생일이 10월 7일인데 사고 후 네 번째 생일마저 차디찬 안치실에서 보내게 할 수 없어 고심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팽목항, 목포신항에서 버틸 수 있게 해준 국민께 인사드리고 이제는 우리 아이를 좋은 곳에 보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