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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역사상 첫 성명 낸 김정은 '역대 최강 위협'

통일/북한

    北 역사상 첫 성명 낸 김정은 '역대 최강 위협'

    북미 '강대 강' 대치에 우려되는 군사적 충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자료사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1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대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하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고조 국면을 더욱 끌어올렸다.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것은 먼저 발표 형식이다. 김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이라는 형식을 빌렸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성명을 낸 것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를 걸쳐 북한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공화국 정부 성명'이나 '최고사령부 성명'이 형식상 북한에서 나온 최고 수준의 성명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974년 8.18 도끼 만행 사건 때 유엔군 사령관의 항의통지문에 대해 북한 김일성이 '유감'이라는 표현을 쓴 답신을 낸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최고지도자 본인 명의로 공개 성명을 발표한 적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그만큼 '직접 성명'을 통해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일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 등처럼 입에 담기 어려운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비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로켓맨이 자살 임무를 수행 중"이라며,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집권자는 정세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발언은 고사하고 우리 국가의 '완전 파괴'라는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정권을 교체하거나 제도를 전복하겠다는 위협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한 주권국가를 완전히 괴멸시키겠다는 반인륜적인 의지를 유엔 무대에서 공공연히 떠벌렸다"고 평가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완전 파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직접 대응해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위협 인식에 따라 이를 억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을 위해 국제사회를 향해 사전 양해를 구하는 측면도 있다"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실제 군사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위협 인식에 따라 이를 억지하기 위해 직접 성명을 통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말대 말, 행동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말 폭탄으로 대응하며 자신을 트럼프 급으로 격상시키는 측면도 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직접 전면에 나선 것은 트럼프에 맞대응해 강한 군사적 지도자상을 드러내 보이면서 한반도 문제에 미국과 담판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미 간에 오가는 말 폭탄도 이제 임계점에 와 있다는 평가이다. 김 위원장이 일부 여지를 남기는 했지만 성명의 기조로 볼 때 ‘담판’에 앞서 북한의 무력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최고의 초강경대응조치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며,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우리 공화국의 절멸을 줴친 미국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위협했다.

    늦어도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 전후로 해서 화성 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실거리 발사,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발사, 괌섬 포위 사격 등이 무력도발이 우려된다.

    북한은 특히 태평양 해상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 가능성까지 흘리고 있다.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리용호 외무성의 발언에 대해서는 "적의 심장부에서 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려는 수사"라는 평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향후 도발 카드로 염두에 두고 있는 방안을 내보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실제 고강도 도발을 한다면 북미 간의 '강 대 강' 대치 구도는 더욱 선명해져,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유환 교수는 "지금은 북한과 미국이 치킨게임처럼, 마주보고 달리는 자동차처럼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상황"이라며, "전환점을 마련하지 못하면 결국 폭발하는 것인데, 지금은 바로 그 분기점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북한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데 이어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통해 또 다른 도발을 언급했다"며, "북한은 더 이상 타국을 적대하고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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