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인천 초등생 유괴·살해 사건의 피해자측 법률대리인 김지미 변호사가 22일 오후 인천 남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마치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8살 인천 초등생 유괴·살해 사건의 주범인 17세 김양에게 법정최고형인 징역 20년형이 공범 19세 재수생 박양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사진=이한형 기자)
법원은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피고들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다. 선고 내내 무덤덤한 표정의 10대 피고들을 바라본 방청객들은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22일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1심 선고공판에서 주범 A(16)양에게는 징역 20년을, 공범 B(18)양에게는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이와함께 두 사람 모두에게 전자발찌 30년을 부착하도록 명령했다.
이들의 나이를 고려한 법정 최고형이며, 앞서 지난달 29일 검찰이 구형했던 양형을 그대로 인정한 판결이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재판인 만큼 취재진과 방청객들로 꽉 들어찬 재판정안으로 오후 2시가 되자 두 10대 피고인은 모습을 드러냈다.
공범 B양의 뒤를 따라 주범 A양이 들어왔고, 재판부를 응시한 채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사진=자료사진)
A양은 판사가 "다중인격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기분에 따라 대처 방법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양 손을 문지르면서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선고까지 두 사람 모두 시종일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무덤덤함을 유지했다.
무죄를 주장해온 공범 B양은 결국 자신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판결이 나오자 납득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선고 과정을 지켜본 피해자측 법률대리인 김지미 변호사는 "피고인들이 무덤덤해서 사실은 좀 놀랐다"며 "성인들도 중형이 선고되면 정신적 충격을 받고 그 자리서 오열하고 쓰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무덤덤한 반응이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날 두 10대 피고에게 최고형이 내려지기까지 지난 두 달여의 법정 공방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왔다.
처음에는 범행수법이 너무나 엽기적이고 잔인해 조현병과 같은 정신병적 증세로 인한 범행으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이 주고받았던 메시지와 캐릭터 커뮤니티 활동 경력 등이 드러나면서 치밀한 계획범죄였단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유족들은 재판부의 판단에 수긍하면서도 형이 끝까지 유지되길 바랐다.
김지미 변호사는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도 모아졌고, 그래서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을수도 있다"며 "이 형이 끝까지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