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로힝야족, 불타는 마을에서 쫓겨나 또다른 생지옥으로"



아시아/호주

    "로힝야족, 불타는 마을에서 쫓겨나 또다른 생지옥으로"

    정민승 특파원 "입에 올리면 정말 먹먹…사람 있을 수 없는 상황"

    - 3만 명 난민 시설에 10만 명…식량도 모자라
    - 태평양 바다에 물 한 컵…역부족인 상황
    - 아웅산 수치, 국내 여론에만 신경…국제적 비난 대상 돼
    - 미얀마 내부에선 로힝야족 문제를 테러리스트 소탕으로 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9월 22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민승 특파원 (한국일보)

    ◇ 정관용> 미얀마 정부의 군사적 탄압으로 난민이 된 로힝야 족이 45만 명에 육박하고 있답니다. 이른바 로힝야 족 '인종 청소' 사태. 지금 미얀마에 대한, 또 아웅산 수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직접 난민캠프를 다녀오신 분이 있어서 연결해 봅니다. 한국일보의 정민승 기자 안녕하세요.

    ◆ 정민승>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어디를 갔다 오셨습니까?

    ◆ 정민승> 저는 방글라데시 동부 최남단 콕스 바자르 그리고 테크나프를 다녀왔습니다. 가장 많은 로힝야족들이, 난민들이 지금 들어와 있는 곳인데요. 자유로를 타고 가다 보면 임진강변 따라 북한강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미얀마가 보이는 방글라데시의 접경지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미얀마에서 쫓겨나서 그 강을 넘어서 방글라데시 지역에 많은 분들이 난민으로 들어와 있다 이 말씀이죠?

    ◆ 정민승> 그렇습니다.

    ◇ 정관용> 숫자가 40만 명이 넘는다고요?

    ◆ 정민승> 제가 일주일 전에 들어갔었는데요. 그때 40만이었고요. 제가 나올 때 45만이라고 얘기가 됐었습니다.

    ◇ 정관용> 그분들 어디서 어떻게들 지내십니까? 그 캠프 모습을 좀 전해 주시면.

    ◆ 정민승> 참, 저도 이거 입에 올리면서 정말 먹먹한데요. 생지옥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인데요. 이쪽은 그렇다 치더라도 강 건너쪽에서는 연기가 정말 많이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미얀마 쪽에서는?

    (사진=한국일보 정민승 기자 제공)

     

    ◆ 정민승> 그렇습니다. 그들이 살던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의 마웅토라는 지역인데 자기들 살던 집에 미얀마 군경이 불을 질러서 나고 있었던 거였고요. 그 불을, 난리를 피해서 건너온 건데 로힝야족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사실 없습니다.

    지금 UN이 공식적으로 차려놓고 있는 난민촌이 2군데가 있습니다마는. 3만 명 정도가 살고 있었는데 지난달 25일에 이 사태가 커지고 나서부터 이후로 45만 명이 몰려왔다고 보면 정말 엄청난 수이지 않습니까? 거기 지금 3만 명씩 들어가는 데에 지금 10만 명이 들어가 있는 걸 제가 눈으로 보고 왔고요. 정말 사람이 있을 수가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 정관용> 3만 명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10만 명씩이 들어간다.

    ◆ 정민승> 그렇습니다. 학교도 커뮤니티 센터도 모든 공동시설들이 난민 어린이, 임신부 이런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요.

    ◇ 정관용> 먹을거리는 있어요?

    ◆ 정민승> 있습니다마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난민이 수천 명, 수만 명도 아니고 45만 명이면 이게 서울 서초구 인구랑 맞먹더라고요. 태평양에 물 한 컵 붓는 것 같다. 그리고 부어도 부어도 뭘 갖다놔도 뭐가 티가 안 난다는 겁니다. 역부족입니다.

    ◇ 정관용> 방글라데시 정부는 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 정민승> 다행스럽게도 방글라데시 정부가 이들을 받아주고 있습니다. 사실 치타공에 거주하면서 이 지역에 봉사활동을 나갔던 교민과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예전에는 로힝야족들을 돕지 말라. 도우면 이리로 넘어오니까 돕지 말라고 했던 것 같은데 돕다가 적발되면 너희들 단체 바로 취소하겠다. 그래서 도와주기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제가 갔을 때 아마 지난달 25일 그 사태 발발 이후에 크게 모습이 바뀐 것 같은데요. 모두 다 안아주고 있고 넘어온 난민들도 과거에는 자기들이 로힝야족이라는 신분을 숨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때 이후로 방글라데시 정부가 전향적으로 나오면서 방글라데시 사람들도 아주 따뜻하게 맞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품어주려고는 합니다마는 시설도 부족하고 물자도 부족하니까 지금 생지옥이 펼쳐지고 있다 이 말씀?

    ◆ 정민승> 그렇습니다. 방글라데시도 1인당 GDP가 1500달러밖에 안 되는 가난한 나라거든요. 그들도 정말 힘든데 힘든 사람들, 이런 사람들 돕고 있는 모습 보니.

    ◇ 정관용>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을 그렇게 군사적으로까지 탄압하는 이유가 뭡니까?

    ◆ 정민승> 그 정점에 영국 제국주의가 있더라고요. 100년도 더 된 시기인데 이 식민지배기 동안에 방글라데시에 있는 무슬림들, 로힝야족들 이들을 미얀마 라카인주, 미얀마의 서부로 이주를 시켜서 버마족. 당시 버마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을 탄압을 하고 지금 했던 것처럼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감정이 안 좋았고 2차 대전 중에는 그러니까 로힝야가 영국을 지원을 하고 버마 쪽에서 일본을 지원하면서 아주 공식적으로 서로 총을 맞들이대기도 했었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 역사적인 것이 아마 미얀마 국민들한테는 로힝야족이 일종의 원수처럼 되어 있는 그런 것들이 깔려 있다, 그런 거죠?

    ◆ 정민승>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인종청소 수준으로까지 이건 안 된다, 국제사회가 비난을 하는데 아웅산 수치 여사도 지금 대단히 실망스러운 연설을 했잖아요. 왜 그런답니까?

    ◆ 정민승> 정확히 속내는 알 수 없습니다마는 아웅산 수치 자문역이 과거에 노벨상도 받고 해서 인권, 민주주의의 아이콘, 인권의 아이콘으로 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마는 지금은 정치인입니다, 정치인. 아무래도 국내 여론도 좀 신경을 써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마는 수치 여사를 그렇게 움직이는 데는 미얀마 내부의 여론도 상당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미얀마 내 여론은 버마인들이 절대다수일 테니까 로힝야족 탄압에 대해서 오히려 박수를 치고 있다는 건가요?

    ◆ 정민승> 네, 그렇게 보시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제가 한 달 정도 만에 45만 명이 몰려왔다고 했지 않습니까?

    한 달 전에 로힝야족이 미얀마군과 싸우는 반군단체가 있습니다. 그 단체가 미얀마군 경찰 초소를 습격해서 한 10명 정도를 죽였는데 그 이후에 이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로힝야족에 대한 소탕작전을 테러리스트 소탕으로 보는 의견이 압도적이고요. 또 기본적으로 이 나라가 불교의 나라이다 보니까 종교적인 이유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해법이 없겠습니까?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정민승> 노답이라는 단어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일단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 있으니까 일단 이 난민들이 삶을 살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지원이 무엇보다 좀 빨리 이루어져야 될 것 같고요. 국제사회에서도 여러 채널을 통해서 미얀마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마는 그 만행을 멈추라고. 그 수위를 높여야 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정관용> 우선 도망쳐 나온 분들 먹을 것부터 빨리 보내야겠습니다,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합쳐서요. 수고하셨습니다.

    ◆ 정민승>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일보의 정민승 기자였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

    [CBS 시사자키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 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