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안산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이별식.(사진=김동빈 기자)
세월호 안에서 3년 만에 수습된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이별식이 23일 서울에서 거행됐다.
이별식에는 세월호 특조위원들과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은화· 다윤 양의 가족들은 23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8층 다목적홀에서 이별식을 가졌다. 시민들의 조문을 받는 이별식은 24일까지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
식장엔 다윤양과 은화양의 교복과 사진이 나란히 놓여 분홍색 꽃과 함께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이별식 연단도 일반적인 추모식의 하얀 꽃이 아닌 화사한 분홍색 꽃으로 꾸며졌다.
조은화 양의 아버지 조남성 씨와 어머니 이금희 씨,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와 어미니 박은미 씨는 강당 한켠에 서서 한사람씩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23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안산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이별식.(사진=김동빈 기자)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조문객들은 저마다 검은색 옷을 갖춰입고 가슴엔 노란색 리본을 달고 이별식장을 찾았다.
김영미(48) 씨는 "오랫동안 기다려 이제야 찾은게 미안하고, 충분히 찾을 수 있음에도 그동안 찾지 못한 것 같아 화가났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를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슬픈 마음에 지난 해 동거차도를 찾고, 지금도 광화문에서 리본 만들기를 돕는다는 정재욱(56) 씨는"내 아이가 이렇게 됐으면 슬픔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며 진상규명에 대한 바람을 나타냈다.
이별식장에서 연신 눈물을 흘리던 조문객 박해정(47) 씨도 "팝콘 콜라를 가장 좋아할 나이의 아이들이 이렇게 됐다는게 너무 안타깝다"며 "부모님들이 잘 추스렸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23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안산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이별식.(사진=김동빈 기자)
이별식이 거행되던 오후 3시 30분쯤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장이 가족들을 조문했다. 위원장과 함께 특조위를 방문한 박종운 전 특조위원 변호사는 "미수습자 가족분들이 다 습이 안됐지만 두 가족들이라도 이별식을 하게 됐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두 딸을 곧 다가오는 생일에도 목포신항에 둘 수 없어 유골을 옮겨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다만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이 있어 정식 장례식은 열지 않을 예정이다.
전날 밝힌 입장문에서 다윤 은화양의 가족들은 "매일 은화와 다윤이가 있는 냉동고 앞을 지나고, 그 냉동고를 돌리는 기계소리에 심장이 타들어가는 마음이었다"며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나 1,000일이 넘게 진도 앞바다와 세월호에, 수습이 된 후에도 100일이 넘게 차가운 냉동고에 있는 은화와 다윤이를 생각하며 무겁게 내린 결정"이라며 이별식을 먼저 거행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별식 후에는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유골을 안치하고 가족장 형태로 장례를 치른다. 은화 다윤 양의 유해는 가족이 희망하는 장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앞서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은화·다윤양과 이영숙씨의 유해는 지난 5월 세월호 3∼4층 객실 구역에서 수습됐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현재도 미수습한 단원고 남현철·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 혁규 부자 등 5명의 유해를 찾기 위해 선체에 대한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23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안산 단원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이별식.(사진=김동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