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부부싸움 끝 자살'으로 규정해 논란을 빚고 있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유감'을 피력했지만, 자살한 이유에 대해선 끝내 물러서지 않았다.
정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저의 페이스북 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며 "어제 오후 봉하마을 조호연 비서관이 전화를 했다. 권양숙 여사께서 뉴스를 듣고 마음이 많이 상하셨다고 한다"고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정 의원이 지난 20일 권 여사의 가출과 노 전 대통령 서거 사이의 모종의 연관성을 언급한 것에 대한 권 여사의 심경이 드러난 대목이다.
그는 "저는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결심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때문이었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 올린 글일 뿐,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이나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위한 것이 아니라고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지난 발언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유감'을 피력했다는 사실을 알린 것이다.
(사진=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SNS 화면 캡처)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배경에 이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이 있다는 대목에 대해선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선택이 이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때문이라는 박 시장의 주장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죽음은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이었고, 그 때문에 당시의 여러 정황을 언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된 '박연차 건'이 오로지 정치보복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면서 동시에 뇌물 수수 의혹이나 부부싸움, 가출 등 그가 언급한 의혹들을 '여러 정황'이라고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이 같은 주장과 같은 맥락에서 한국당은 민주당이 정 의원 발언에 대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를 제기하는 맞대응하자, 노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당이 초강수를 쓰는 배경에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 이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망에 대비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전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면 노 전 대통령도 수사하자는 주장을 펴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통해 할수록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나 사법처리 또한 신중해야 한다고 저는 믿는다"고 주장했다. 여권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들추길 원치 않듯이 야권의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도 수사나 사법처리에 있어 신중해달라는 촉구와 같다.
정 의원과 민주당 간 논쟁이 거세지자, 야권 일각에선 박연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며, 특검을 요구하는 주장까지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