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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1년…일반인도 선물 기피



경제정책

    김영란법 1년…일반인도 선물 기피

    지난 1년 동안 한우 선물 소비 최대 50% 감소, 올해 추석은 회복세

    이낙연 총리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국민들께서 추석 선물을 준비하면서, 청탁금지법을 잘 몰라 우리 농축수산물의 구매를 꺼리는 일이 많다고 들었다" 이 말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강조한 얘기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직무관련 금품수수를 제한하는 법으로, 공직자가 아닌 사람은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됐지만 잘못된 오해로 한우와 굴비 등 선물 소비가 위축되면서 생산 농어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되짚은 대목이다.

    실제로 김영란법 시행 이후 지난 1년 동안 한우 선물소비는 최대 50%나 감소한 이후 올해 추석을 앞두고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김영란법 적용 대상도 아닌 일반인까지 선물 기피

    김영란 전 대법관 (사진=자료사진)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대상은 공무원 100만명과 산하 공공기관, 사립학교, 언론사 임직원 등 60만 명을 더해 대략 16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이들 배우자까지 포함시키면 320만 명이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4370만명 가운데 7.3%에 이르는 대규모 집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란법이 이들 적용 대상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경제에 미친 영향력은 숫자에 비해 너무 심각하다는 게 농업계, 특히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를 비롯한 축산업계의 주장이다.

    민경천 한우자조금 위원장은 "지난 1월 설 명절 때 한우고기 선물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20% 이상 줄었다"며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 대상이 10%가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선물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 든 것은 일반인까지도 김영란법에 저촉될까봐 선물을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영란법을 만든 취지는 농민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지만, 운영 과정에서 법 취지와 다르게 잘못 전달된 부분도 있고 오해가 쌓이면서 농축산물, 특히 한우고기의 소비 위축을 가져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이 김영란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선물판매 현황을 분석했을 당시, 한우고기 판매액은 3억6000만원으로 2015년 추석 전 보다 16.6% 나 감소했다.

    특히,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첫 번째 명절이었던 지난 1월 설의 경우 국내 3대 유통업체인 A마트가 선물세트 판매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설 명절 기간에 비해 5.1% 증가했지만, 한우 선물세트의 매출액은 5억원으로 오히려 53.4%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낙연 총리가 지난 19일 "(김영란법이)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완해야 할 사항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농축산물 선물시장에서는 김영란법이 생각 보다 훨씬 심각하게 작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 추석 앞두고 선물소비 회복세

    (사진=자료사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해 추석을 앞두고 선물 소비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판매 행사에서 매출이 지난해 추석 전 같은 기간에 비해 81.3%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한우를 포함한 축산물 선물세트가 83.5%, 수산물 83.3%, 청과 81.9% 등이었다.

    또한,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진행한 사전 예약판매의 매출도 36.1%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선물세트의 가격대는 축산 20만~35만원대, 수산 20만~25만원대, 건강 10만~20만원대, 청과 7만~10만원대 등이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도 이번 추석을 앞두고 20만원대 한우 선물세트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58.4%, 30만원 이상 선물세트도 103.8%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1년이 되는 시점에서 이번 추석에는 그나마 한우나 인삼 등 농축산물 소비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김영란법 적용을 받지 않는 일반인들이 주변 친척이나 친구, 이웃들에게 선물해도 괜찮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도 김영란법 인식 개선을 통한 농축산물 소비 촉진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 "한우는 현실적으로 고가이기 때문에 선물세트를 5만원으로 맞추기 어렵다"며 "하지만 소포장 단위로 다양한 가격의 선물세트를 구성하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실제로 고품질의 한우고기가 아니라도 적당한 무게의 중품질 고기를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착한가격 스티커'를 부착해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천 위원장은 "농축산물 선물소비 촉진을 위해서는 김영란법의 가액(식사 3만원, 선물 5만원)을 10만원 이상으로 조정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렇게 되면 일반 소비자들도 기분 좋게 선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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