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선전포고로 모든 자위적 대응이 가능하게 됐다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주장에 대해 "북한이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크고, 이런 상황에서 쉽게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이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나 긴장 고조를 막도록 한국과 미국이 함께 빈틈없고 견고하게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 참석해, 리 외무상이 발표한 성명 내용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또 한 번의 전쟁이 일어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대북 제재와 압박은 외교적 도구로,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게 아니라 북한을 진지한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데리고 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재와 압박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제재와 압박은 반드시 강력한 억제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또 이날 앞서 미 상원 의원회관에서 상원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매사추세츠)을 만나 대북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강 장관은 "새로운 유엔 결의를 통해 제재와 압박이 강화됐으나 궁극적 해결책은 외교적이고 정치적인 것이어야 한다"면서 "이 점에서 당신이 우리를 전적으로 지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리 외무상의 최근 유엔 총회 기조연설과 '자위적 대응' 주장 등에 대해 언급하면서 "북한의 위협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간 긴밀한 대북공조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는 가운데 냉철한 자세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이에 대해 마키 의원은 한미동맹 및 북핵 문제 관련 한미 공조에 대해 미 의회 내 초당적 지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하면서,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마키 의원은 지난달 중국 단둥 방문 사실을 언급하면서 "당시 북한 경제가 단지 원유가 아니라 압록강변 국경을 따라 이뤄지는 '물물교환 경제', 즉 위조지폐 등의 생산과 교환에 의해 돌아간다고 보고받았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 북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현 행정부가 고려하는 군사적 옵션을 피할 최선의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군사적 옵션에 들어가면 해결책 없이 남북한에 혼란스러운 상황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