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산지 쌀값이 80kg 한 가마에 13만원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농민들은 올해도 풍년 농사의 기쁨 보다는 쌀값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올해 생산된 신곡 72만톤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내년에 산지 쌀값은 17만원까지 오르고, 소비자가격도 덩달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 2017년 산 쌀 400만톤 가운데 72만톤 매입해 격리조치정부는 2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어, 시장격리 등을 포함한 '2017년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공공비축미 35만톤과 추가 시장격리 물량 37만톤 등 모두 72만톤의 쌀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8만9천톤 보다 3만1천톤 늘어난 규모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올해 쌀 생산량 감소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부 매입량을 늘린 것은 쌀 수급안정을 위한 새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촌진흥청은 올해 쌀 생산량이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지난해 420만톤 보다 20만톤 줄어든 400만톤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생산된 쌀 400만톤 가운데 정부가 매입한 72만톤은 시장에 방출하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결국 나머지 328만톤만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곡 적정 예상 수요량인 375만톤을 감안할 경우 공급물량이 수요량 보다 크게 부족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산지 쌀값, 연말까지 15만원…내년에는 17만5천원까지 단계적 인상 추진정부는 이 같은 수급조절을 통해 산지 쌀값(80kg)을 지난 15일 기준 13만2천700원대에서 올해 연말까지 15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작년산 구곡 가격이 13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다음달 5일부터 2017년산 신곡 가격이 잡히기 시작하면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산지에서 신곡이 14만원 이상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번에 72만톤을 매입하는 것과 별개로 내년에 '쌀생산조정제'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논 5만ha에 벼 대신 콩이나 참깨, 옥수수 등 다른 작목을 재배할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해 쌀생산량을 25만톤 정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으로 1천368억원을 편성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생산된 신곡 가운데 72만톤을 매입하고, 여기에 쌀생산조정제까지 시행되면 농민과 곡물유통상인들이 심리적인 안정으로 쌀 투매현상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쌀값이 자연스럽게 올라 내년 단경기(6~8월)때 산지 쌀값이 80kg 한 가마에 17만원 이상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영록 장관은 최근 농민단체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내년까지 쌀값을 17만5천원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쌀 소비자가격 30% 이상 인상 전망…소비자 부담 커질 듯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쌀 수급대책이 공급자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내년에 산지 쌀값이 올해 보다 30% 이상 오를 경우 소비자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쌀 소비자가격은 20kg 한 포대에 4만5천~6만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산지 쌀값이 오를 경우 쌀 소비자가격은 6만~8만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쌀소비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쌀값이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고 하지만 이처럼 오르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가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쌀값은 시장 조절 기능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데 공급물량을 줄여서 인위적으로 올릴 경우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수급이 불안해지거나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 한 시장격리곡 등 정부양곡은 시장방출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라며 "하지만 쌀값이 너무 많이 오르면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수확기 쌀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국내산과 경쟁하는 수입 밥쌀의 판매를 중지하고, 국내산과 수입산을 섞어 판매하는 행위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또한, 쌀 소비자의 알권리를 강화하고 품질 고급화를 위해 다음달 14일부터 쌀 표시 등급 중 '미검사' 항목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쌀 포장지에 지금까지는 특, 상, 보통, 미검사, 등외 등 5개 등급으로 표시됐으나 앞으로는 특, 상, 보통, 등외 등 4개 등급으로 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