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김영우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28일 "안보위기와 적폐청산의 광풍 앞에 보수 야당들이 순혈 보수주의 싸움만 하면서 갈등만 하는 것은 정권을 뺏긴데 이어서 더 큰 역사적인 죄를 짓는 것"이라며 보수통합론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갈라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향해 "뭉칩시다. 그것이 당을 뛰어 넘어 나라를 걱정하는 수많은 보수국민들의 염원입니다"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김 의원 입장에선 버리고 나온 한국당을 향해 화해 제스처를 취한 셈이다.
그는 한반도 주변의 정세에 대해 "한반도 안보의 게임의 룰이 달라졌다. 북한 김정은의 손아귀에 핵무기가 쥐어지게 생겼다. 내년 김일성 생일 즈음에는 핵보유국 원년을 선포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인데도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라고 운을 띄웠다. 국내정치에 대해선 "적폐청산의 광풍이 불고 있다"며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과오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청산 움직임을 '광풍'으로 요약했다.
김 의원은 안보위기와 적폐청산에 대한 반감을 보수통합의 절박함으로 귀결됐다. 그는 "보수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에 앞서 우리의 정치행태를 반성하고 서로 뭉쳐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성의 내용은 분열된 한국당과 바른정당에 대한 양비론적인 비판이다. 그는 "이런 와중에 보수 정치권은 지난 대선에서 정권을 넘겨준 것도 모자라 서로를 헐뜯어 왔다"며 "개혁보수는커녕 상대방에 대한 독설로 매일 아침 지도부 회의록을 작성해왔다"고 지적했다.
'개혁보수'는 바른정당이 노선으로 삼고 있는 가치다. 김 의원이 개혁보수를 독설에 빗댄 것은 자기비판이나 다름이 없다. 그는 그러면서 "보수엘리트주의에 빠져 전(全)국민을 계몽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는지 반성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이후 국회 탄핵안 찬성을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일련의 과정을 '엘리트주의적 계몽 정치'로 스스로 비하한 발언이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인 김 의원 입장에선 이 같은 자기 부정은 복당을 촉구하는 한국당을 향한 반성문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저 역시 대선 전 한국당으로 복귀한 의원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었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말 보수가 분열될 만한 이유가 있었고 지금은 다시 뭉쳐야 될 이유가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친박 청산’ 없이도 통합이 가능하다는 주장과 같다.
이는 사실상 지난 한국당 복당파의 명분에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자신도 한국당으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바른정당 통합파 3선 의원 3명을 이끌고 한국당 3선 의원 8명과 만찬 회동을 한 뒤 '보수통합추진위원회' 추진 의사를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