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 직원들이 조합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서울 강남 등에서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놓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정부가 주택업계를 불러 경고장을 날렸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최근 서울시와 함께 주택업계를 불러 엄중히 주의를 환기하는 한편, 업계 차원의 자정노력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11조 5항엔 누구든지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금품이나 향응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간담회에서 연말까지 지자체와 함께 합동현장점검을 추진하는 한편, 금품·향응 등 불법행위 적발시 엄중처벌할 것임을 경고했다. 올 하반기엔 미성·크로바, 한신 4지구, 대치쌍용 2차 등 강남 지역 재건축지구에서 시공사 선정이 잇따를 예정이다.
특히 최근 반포주공1단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논란이 된 과도한 이사비를 비롯, 재건축 부담금 지원, 금품·향응제공 등의 행위는 도시정비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국토부측은 "시공사 과열 경쟁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데다, 연말까지 시공사 선정이 연이어 예정돼 있는 만큼 문제인식을 공유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엔 대림·대우·롯데·GS·삼성·포스코·현대건설·현대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업계는 "정부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10월중 주택협회를 통해 자정노력 의지를 표명하고 공정경쟁을 위한 제도개선 사항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제도 개선안을 10월중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공사 선정기준을 개정, 위법소지가 있는 경쟁에 대해선 입찰자격을 박탈하는 내용까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도 정부와 협의해 적정한 이사비 기준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품·향응 등을 제공해 일정금액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을 경우 정비사업 입찰참가를 제한할 것"이라며 "시공자 선정도 취소하는 등 실효성 있는 제재규정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