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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수요집회 가야지"…'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의 추석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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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고향? 수요집회 가야지"…'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의 추석나기

    지원시설에서 명절맞는 할머니들…생존자 35명

    지난달 27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1302회 정기수요집회에 참석한 길원옥(89) 할머니가 두 팔로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다. (사진=김광일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상당수는 이번 명절도 고향이 아닌 지원시설에서 맞게 된다.

    일부 할머니들의 경우 고령에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요집회'에 참석해 여성인권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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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의 집을 찾은 특별한 손님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할머니 아홉 분 가운데 일곱 분은 이번 연휴도 쉼터에서 보내고 있다. 고향이나 자제들을 찾아간 강일출(99), 이옥선(87)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노환으로 현재 거동도 불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경기 광주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나눔의 집' 생활실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는 이옥선(91) 할머니(사진=김광일 기자)
    특히 지난 6월까지만 해도 기자회견에 나설 정도로 정정하던 이옥선(91) 할머니는 최근 건강악화로 몸져누워있는 상태다. 이 할머니는 "설에는 밥도 먹고 지냈지만 지금은 이렇게 아프니까 계속 누워서 보낼 수밖에 없다"며 "다른 할머니들 가운데도 누워있는 게 다수고 앓지 않는 분이 소수"라고 토로했다.

    연휴 중 할머니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합동차례를 지내고 봉사자들과 함께 명절음식을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이번 명절에는 특히 여러 나라에서 찾아온 '다국적 봉사자'들이 함께 한다. 독일인 이네스(23) 씨, 콜롬비아인 우리아나 씨, 일본인 사카모토 씨 등이 현재 나눔의 집 직원 및 요양보호사 등과 함께 할머니들의 손발이 되어주고 있다.

    '나눔의 집'에서 봉사 중인 독일인 이네스(23·오른쪽) 씨와 박옥선(94) 할머니(사진=김광일 기자)
    이네스 씨는 "가족이 없는 할머니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과 연휴에 함께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며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할머니들과 산책하고 손잡아드리고 하다 보면 슬프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명절을 맞아 후원금이나 지원물품도 잇따르고 있다.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은 "영화 '귀향 : 끝나지 않은 이야기'나 '아이 캔 스피크' 등을 본 사람들이 연휴를 이용해 찾아오는 것 같다"며 "학생들의 경우 손편지를 모아 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 "학생들도 나오는데…고마움 표현해야"

    김복동(91), 길원옥(89) 할머니의 경우 '한국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정대협)'가 서울 마포구에 마련한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명절을 보낸다.

    연휴에는 봉사자들과 함께하며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와 학생들이 보내온 지원물품 덕에 풍성한 한가위를 맞는다. 지난달 24일에는 의정부의 한 학교의 동아리 학생들이 손수 빚은 송편을 들고 찾아오기도 했다.

    평화의 우리집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 (사진=자료사진)
    손영미 쉼터 소장은 "할머니들에겐 제가 가족이니까 당연히 24시간 자리를 지킬 것"이라며 "소갈비, 돼지갈비, 식혜, 전, 나물도 하고 남들 하는 것보다 더 잘 하려고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최근 왼쪽 눈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앞을 잘 보지 못하고 길 할머니는 걷기 불편한 상황이지만 이들은 모두 추석 당일인 4일에는 1303차 수요집회에 직접 나갈 계획이다.

    지난 25년간 요구해온 일본의 공식사죄나 법적배상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할머니들은 이날 모일 적잖은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려 한다.

    길 할머니는 "우리들이 나오는 관계로 젊은이나 어린 학생들까지도 나오는데 아주 아플 때는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나와야지"라며 "그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라도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인터뷰 중인 길원옥(89) 할머니(사진=김광일 기자)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명절이면 할머니들은 수요집회가 열리는 평화로를 찾아오는 아이들을 내 아이로 품으시고 세뱃돈을 주시고 축복해주셨다"면서 "비록 혈연으로 맺어지진 않았지만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걸 확인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경남 양산이 고향인 김 할머니는 15세이던 1941년 일본 순사에 끌려가 중국 광둥과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으로 끌려다니며 성노예 피해를 겪었다. 해방 후 22세의 나이로 귀향해서는 독신으로 지냈으며 현재 위안부 피해 당사자의 대표 격으로 마이크를 잡고 있다.

    평양이 고향인 길 할머니는 13세이던 1940년부터 만주 하얼빈과 중국 석가장 등의 위안소에서 고초를 겪었다. 해방 후 귀국해 만물상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다 2004년 쉼터로 들어왔다.

    한편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9명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35명(국내 34명, 국외 1명)이 남았다. 피해자들이 고령이 탓에 올해만 5명이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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