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사진=노컷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 밝힌 '광화문 대통령 시대'의 모습이 이르면 내년 초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19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 청산하겠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 열겠다"며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구체적인 일시나 로드맵이 마련돼서 진행되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청와대 개방은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공약인 만큼 시기와 방법의 문제일 뿐 어떤 형태로든 이런 계획이 임기 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재 정부가 박근혜 정부 때 편성된 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일단 집무실 이전과 청와대 개방에 대한 개략적인 계획을 마련해 내년도 예산을 확보한 뒤 관련 논의가 본격화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 예산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는 내년 초쯤 '광화문대통령시대위원회(가칭)'를 꾸려진 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관련 과제를 행정안전부로 분류해 '가안'을 행안부가 짜고 있지만, '광화문 대통령 시대'가 문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 만큼 관련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구성한 뒤 대통령이 직접 해당 사업을 챙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약이 발표된 직후 이에 따른 경호‧보안 문제 등이 꾸준히 제기된 점을 감안하면 관련 논의가 본격화 될 경우 관련 논쟁이 재점화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대통령 집무실에는 외부의 공격이나 침입에 대비한 경호‧보안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유력한 집무실 이전지로 꼽히는 정부광화문 청사 본관과 별관, 창성동 별관 등 3동 중 어느 곳으로 집무실을 옮기더라도 상당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대통령 집무실이 입주하는 건물의 유리는 모두 방탄용으로 바꿔야하고 지하벙커와 같은 비상 대비 시설이 필수적이다. 해당 건물 외에 주변 지역의 경호 계획도 세워야 한다. 광화문청사 본관이나 별관은 고층인데다 주변에 고층 건물이 많아 외부의 공격에 쉽게 노출돼 있어 이 역시 상당한 보완 공사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관련 위원회를 어느 곳에 둘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단 위원회가 꾸려지면 논의가 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집무실 이전에 따른 대통령의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점도 알고 있다"며 "예상보다 이전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광화문 대통령 시대는 주요 공약이기 때문에 실행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겠지만 국가원수의 경호‧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무리하게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기보다 청와대 중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길 등을 일부 개방해 공약의 취지를 살리되 대통령 집무실 및 비서실 이전을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