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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 시절 사이버사령부 댓글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국가정보원 사이버 외곽팀(민간인 댓글부대) 의혹과 함께 투트랙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검찰이 조만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추가 기소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검찰의 칼날이 이 전 대통령으로 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 트랙1. '국정원 댓글' 수사…원세훈 추가기소 방침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여론 조작 의혹 등과 관련해 지난달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 정치공작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달 26일 원세훈(66)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원 전 원장은 '민간인 댓글부대'로 불리는 사이버 외곽팀 48개를 운영해 수십억원의 국가 예산을 낭비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원 전 원장은 또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문건', '문화·연예인 블랙리스트', '방송장악 정황' 등 일련의 정치공작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는 상태다.
검찰은 향후 조사를 마치는 대로 원 전 원장에 대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 등 기존 범죄 외의 혐의를 적용해 추가기소할 방침이다.
원 전 원장은 이미 지난 8월30일 '댓글여론 조작사건' 파기환송심에서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여기에 더해 검찰은 지난달 27일 민병주(59)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 대한 구속기간을 연장했다. 이날 연장으로 오는 8일까지 민 전 단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추석연휴 기간 민 전 단장을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민 전 단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인 2010년부터 2년간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하며 온라인상에서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관여 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민 전 단장은 그 대가로 이들 외곽팀에 수십억원의 활동비를 지급해 국가 예산을 횡령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이 구속한 'MB국정원'의 불법 공작 사건 관련자들은 모두 4명이다. 검찰은 원 전 원장과 민 전 단장을 추가 기소하는 대로 국정원 댓글조작 최정점에 있는 이 전 대통령 소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두언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이 검찰소환에)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나오지 않으면 스스로 뭔가 떳떳하지 않다고 (사람들이)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원 전 원장이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을 해도 이 전 대통령이 부인하면 증거가 없다. 그러니 법적으로 (사법처리가) 쉽지는 않다"고도 덧붙였다.
◇ 트랙2. '軍 사이버사령부 댓글' 수사…김관진 소환 방침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자료사진)
국정원 댓글조작을 수사하는 검찰의 수사망이 국군 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명박정권의 불법 정치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최근 김관진(68) 전 국방부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김 전 장관은 사이버사의 댓글 공작이 벌어진 시기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이 전 대통령에게 사이버사 댓글 공작 활동을 직접 보고한 정황이 담긴 문건을 확보한 상태다.
수사팀이 확보한 사이버사 댓글 활동 관련 문건에는 김 전 장관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의미로 VIP로 추정되는 'V' 표시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태하 전 530심리전단장과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을 지난달 중순쯤 소환해 조사를 마쳤다.
이들은 검찰조사에서 김 전 장관과 청와대에 사이버사 댓글 공작 활동을 수시로 보고했다며 의혹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21일에는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을 소환조사하면서 사이버 외곽팀 의혹과 함께 사이버사와의 공조 의혹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V보고' 등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문건과 같은 명확한 증거가 나온 만큼 사이버사 수사가 이 전 대통령에 칼날을 겨눌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관련자 조사 등이 마무리되는 추석 연휴 이후, 김 전 장관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