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날(현지시간 30일)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주에 파견한 최고위급 관리인 엔릭 미요는 투·개표에 필요한 기술 시스템을 해체해 투표 진행 자체가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카탈루냐 주 정부가 공언한, 법적 효력과 구속력이 있는 실질적인 국민투표는 물 건너갔다"며 "전체 2천315개 투표소 가운데 1천300개가 카탈루냐 경찰에 의해 봉쇄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스페인 정부가 투표 저지에 나서자 카탈루냐 주민들도 미리 투표소를 점거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국민투표를 위헌이라고 판결했으나 카탈루냐 주 정부 관리들은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도 양쪽이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투표 강행 의사를 거듭 밝혔다.
푸지데몬 수반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 정부는 투표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주 정부와 중앙 정부 간 심각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중재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유럽 지도자 대부분은 공식적으로는 카탈루냐 주민투표에 대해 직접적인 견해 표명은 하지 않고 있지만,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탈루냐 주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분리 독립을 꿈꾸는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의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유럽 지도자들은 스페인 국내법을 어긴 채 투표를 강행하는 카탈루냐 분리 독립론자들을 지지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주민투표 저지를 위해 자치정부 압수수색과 지방 관리 체포 등의 압박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를 드러내놓고 옹호하지도 않고 있다.
EU의 행정 조직인 EU 집행위원회조차 카탈루냐 주정부 관리들이 스페인 정부와의 갈등을 중재해달라고 거듭해 요청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주민투표는 스페인 내정과 관련된 일로, EU는 스페인의 헌법적 실서를 존중한다"는 말만 되풀이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