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으로 몸살을 앓았던 국회가 추석 연휴 직후부터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의를 통해 본격적인 예산 전쟁에 돌입한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첫 본예산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반면, 야당은 문 정부의 예산을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송곳 검증과 함께 대여 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벌써부터 전운이 감돈다.
◇ 與, 野 공세 막을 예산심사 TF 가동
본격적인 추석 연휴가 시작된 29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에게 귀향 인사를 위해 승강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달 29일 '5생 예산을 늘리겠습니다 사람-민생-안보-미래-지방'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을 배웅했다.
'오직 민생만 바라봅니다'라는 제목의 당 홍보물을 배부한 민주당은 9일 최고위회의를 열고 국정감사와 예산정국을 앞두고 전열을 정비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429조원 내년도 예산안이 소득주도성장 의지를 반영한 '사람 중심 예산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19.2조에 달하는 일자리 예산 증가율은(12.4%) 146.2조의 복지예산(12.9%) 다음으로 높다.
5년간 공무원 17만 4000명 증원 계획에 따라 내년엔 공무원 3만명을 늘릴 계획이다. 이 중 절반인 중앙직 1만5000개는 경찰(3500개), 군(軍) 부사관(4000개), 질병검역·근로감독관·출입국관리 등 생활·안전 6800명 등으로 배분해 충원한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오는 2022년까지 공무원 증원에 따른 재원 요소는 17조원(국비 8.6조, 지방비 8.4조)"라며 "베이비부머 퇴직과 고임금 고위직이 퇴직하고 하위직 중심의 신규 채용이 이뤄지면 재정부담 증가 효과도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은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야당의 공세를 감안해 '예산심사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할 방침이다.
상임위별 예비심사 전략을 짜고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다음달 초 본격적인 예산 전쟁이 시작되면 예결위 조정소위원회 집중 점검회의를 열고 예산 대응 논리와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 한국당 "복지예산 줄이고 전술핵 예산 포함시켜야"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반면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을 '복지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공세에 들어간 야당은 전년 대비 12.9%가 증가한 복지예산 '칼질'을 벼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예산을 '퍼줄리즘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직 공무원 충원과 최저임금 인상 등 복지 예산 증가에 대해서는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사업"이라며 현미경 심의를 예고했다.
청와대 회동 불참 등 셀프 패싱 속에서도 강도 높은 대여 투쟁 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당은 전술핵 재배치 예산과 보훈 관련 수당 인상을 반드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현금 살포형 예산이자 경제성장을 무시한 인기관리용 예산"이라며 "특히 8.2 부동산대책으로 건설경기가 식어가는데 SOC 예산마저 깎으면 성장이 어떻게 되겠냐"고 지적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도 공무원 증원과 SOC 예산 삭감, 문재인 케어 예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고정지출되는 복지예산을 늘려놓은 상황에서 빚도 안 지고 재정지출을 늘리려면 획기적 성장방안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산업이나 R&D쪽 예산을 대폭 삭감해 성장엔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야당을 최대한 설득해 국회 통과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또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 한국당 참여 없이 일단 다른 야당과의 연대도 모색중이다.
여야가 예산안을 두고 강대강으로 대치할 경우 또다시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12월 2일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