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4당 대표를 만나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회동으로 여야정협의체 구성이 첫 발을 내딛었지만 협의체 테이블 위에 안건이 올라가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구성 방식과 참여 대상을 놓고 여야간 의견이 엇갈리는데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불참과 정의당 참여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당 "협치 쇼" 비난에 민주당 "개혁연대" 맞불청와대 만찬 회동에 불참한 한국당은 여야정협의체 참여도 '보이콧'하며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정권에 이어 이명박 정권에 대한 여권의 적폐청산 작업이 대여 강공 태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을 부인한 대통령의 말씀은 사실 궤변에 불과하다"며 "국가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부관참시하듯 보복사정으로 일관하면서 협치쇼를 하면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정협의체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실정과 책임을 국회와 야당에 전가하는 책임회피기구에 불과할 것"이라며 "국회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쇼(Show)통'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적폐 청산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은 일단 '패싱'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여야정상설협의체 구성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불가피할 경우 개혁 의지가 있는 입법개혁연대를 구성하는 걸 고려해보겠다"며 협의체 구성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다당제와 여소야대 하에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입법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인 만큼 협치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한국당이 참여하도록 독려하면서도 다른 야당의 협조를 이끌 방안을 궁리중"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청와대 '투트랙' 제안에 정의당도 '보이콧'?'셀프 패싱'중인 한국당을 협의체에 끌어들어야 하는 점도 문제지만 정의당 참여 여부도 난제로 꼽힌다.
여야정협의체 구상이 정의당이 먼제 제안한 아이디어인 만큼 정의당은 당연히 자신들이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에서 반대 기류가 강하다.
정의당 참여를 전제로 두 달 전부터 여야정협의체 밑그림을 그려온 여당으로선 난감한 상황인 셈이다.
정의당은 총리가 참석하는 교섭단체 중심의 협의체와 별도로 정의당이 참여하는 청와대 주도의 협의체를 따로 구성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투트랙 제안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회동 이후인 지난달 29일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청와대측에 투트랙 협의체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여전히 정의당 참여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있다"며 "참여를 거부하는 한국당뿐 아니라 국민의당 등 다른 야당도 부정적이라 풀기 어려운 숙제"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대북정책과 안보 인식에 문 대통령과 차이가 있었다면서 날을 세우고 있어 협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