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송진희 집사는 신천지에 빠져 지난 2월 가출한 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송씨는 이번 추석연휴 기간동안 딸로부터 "추석에 집에 가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한다. 사진은 송씨의 딸 A씨.
최장 10일 간의 긴 추석 연휴가 막바지로 들어섰다. 연휴가 그 어느 해보다 길었던만큼 가족들끼리 한가위의 풍요로움을 나누는 시간도 늘었다. 그러나 이단 신천지에 빠져 가출한 자녀들을 둔 부모들에게 추석은 ‘없는 시간’이 됐다.
신천지 피해 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신천지 퇴출’ 시위를 벌인 지 100일을 넘어섰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대표 홍연호, 이하 전피연)는 지난 5월 22일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사이비 신천지에 빼앗긴 자녀들을 구해달라"는 내용 등의 피켓을 들고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여왔다.
◇ 신천지 피해가족들, "대통령 사이비종교 규제 약속 희망걸고 있다"신천지에 빠져 올해 2월 19일 집을 나간 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송진희 집사(안양장로교회). 송 집사의 딸 A씨(24세, OO대 4학년 휴학)가 신천지에 빠진지는 3년째다. 송 집사는 지난해 10월 딸 A씨의 주선으로 이침(귀에 놓는 침)을 놓는다는 기도원장을 소개받았다가 신천지의 사기포교임을 깨달았고, 딸이 신천지에 빠졌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송 집사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이 없는 추석은 쓸쓸했다”면서 “추석 당일 남편과 함께 신천지 과천본부에서 딸을 돌려달라는 시위를 했다”고 말했다. 또, 6일 부로 105일 째 청와대 시위를 한 송 집사는 “대통령님께서 대통령 후보 공약으로 사이비종교 규제 약속을 하셨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청와대 앞 시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집사에게 청와대 앞 시위는 딸을 찾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다. 송 씨는 신천지 측으로부터 5차례의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송 집사는 “제 딸을 되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많은 청년들이 신천지 비밀교육장에서 세뇌당하고 신천지에 빠져드는 현실을 그냥 바라볼 수가 없었다.”며, “사이비를 척결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이 마지막 희망이란 생각에 시민들에게 신천지의 실체를 알리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LA에서 온 B씨가 6일 신천지에 빠진 딸을 찾아달라며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름 전부터는 미국 LA에서 온 한 어머니도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딸을 찾아주세요’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온 B씨는 “신천지에 빠진 딸을 찾기 위해 생계를 접고 LA에서 왔다”며, “우리 사회를 무너뜨리는 ‘악’의 존재로부터 딸을 찾게 도와달라”고 절규했다.
B씨의 딸 복OO(23세, UOOO대)씨는 사업차 입국한 아버지를 따라 국내에 왔다가 신천지에 포교 당했다.
◇ 전피연, "사이비 규제 제도적 장치 마련될 때까지 시위 이어갈 것"전피연 대표 홍연호 장로는 “신천지에 자녀를 뺏긴 부모들은 추석도 없고 명절도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홍 장로는 이어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명분 아래 신천지가 사기 포교 행각을 저지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유사종교피해특별법 제정만이 이를 실제적으로 제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동물보호법을 만들면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사이비 종교 규제에는 왜 관심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사이비 규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장외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에 따르면 현재까지 유사종교피해방지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에 3만 여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