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야산한 유기한 혐의를 받고 이모씨가 8일 오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북부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딸의 중학생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의 도피를 도운 공범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 씨의 지인 박모씨에 대해 범인 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박 씨는 지난 1일 이 씨가 강원도 영월의 한 야산에 A(14)양의 시신을 유기한 뒤 서울로 돌아왔을 때 이 씨가 검거된 도봉구의 한 주택으로 운전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이 씨가 사체 유기를 했던 강원도 영월에서 동행하지는 않았지만, 서울에 돌아온 뒤에는 이 씨의 범행 사실을 알고도 도피를 도왔다.
경찰은 이 씨가 붙잡힌 주택 인근 폐쇄회로(CC) TV를 분석하던 중 박 씨의 존재를 파악하고 지난 5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박 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같이 신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씨는 지난 5일 검거 당시 수면제를 과다복용한 상태로 의식이 불분명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8일 오전 9시쯤 중랑경찰서에 출석해 3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를 마친 이 씨는 8일 오후 12시 30분쯤, 휠체어에 탑승하고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원으로 가는 호송차에 올라탔다.
이 씨는 취재진의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가, 딸과 시신 유기를 함께 한 건가, 아내의 자살을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질문에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 씨와 박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리며, 이르면 오늘 오후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