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성산읍 주민들이 10일부터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사진=문준영 기자)
제주 제2공항 후보지로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결정된 데 대해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도민 의견이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9월 24일 도민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조사에서 '예정대로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에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은 50.5%였다.
그러나 '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도 40.8%나 됐다.
'결정한 대로 추진하자'는 의견과 '타당성 조사를 재실시하자'는 답변이 9.7%P 차에 불과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제주시가 5.1%P 차(예정대로 추진 47.7% 대 타당성 재조사 42.6%)로 의견이 팽팽히 맞섰고 서귀포시는 '예정대로 추진 (56.2%)'과 '타당성 재조사 (37.2%)'가 19%P라는 큰 격차를 보였다.
제2공항 후보지인 성산읍 지역의 주민들도 41.8%가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밝혔고, 예정대로 추진은 54.4%였다.
제2공항 자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질문에선 찬성한다는 도민이 훨씬 많았다. 찬성 63.7% 대 반대 24%로 찬성 입장이 2.5배 더 높았다.
제2공항 찬성 이유로는 공항이용 편의증진이 37.8%로 가장 많았고 지역 간 균형 발전 25.6%, 항공 좌석난 해소 21.1%, 국내외 관광객 유치 13.6% 순이었다.
반대 이유로 제2공항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도민이 38.4%였고 환경 훼손 우려가 31.8%로 뒤를 이었으며 절차적 투명성 결여를 지적하는 도민도 15.6%나 됐다.
제주도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도민의 상당수가 제2공항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9월2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제주도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해 유선 전화번호를 이용한 RDD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1.9%다.
그러나 제주 시민사회단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21일과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와는 다른 결과다.
도내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이 지난 9월 27일 공개한 제주 제2공항 관련 여론조사에선 '성산읍에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 24.4%보다 '현 제주공항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33.6%로 오히려 9.2%P 높았다.
또 '공항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49.3%, '필요하지 않다'가 41.1%로 큰 차이는 없었다.
더욱이 이번 제주도 여론조사에서도 제2공항 후보지로 성산읍이 결정된데 대해 도민 40% 이상이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응답해 찬반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 여론조사는 지난 9월 21~22일 이틀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제주도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방법은 무작위로 선정된 유선 전화번호를 이용한 ARS RDD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이다.
한편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과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가 10일부터 제주도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해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