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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勢 불리기’ 시동…기로에 선 바른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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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 ‘勢 불리기’ 시동…기로에 선 바른정당

    어제는 국민·바른연대 '꿈틀'…오늘은 한국·바른 통합회동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에 세(勢) 규합 움직임이 형성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바른정당과의 접촉면을 넓혀가면서다.

    하지만 바른정당 내에서 형성된 두 갈래의 연대·통합 기류가 하나로 모여 중도·보수 대결집으로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자강파와 통합파의 이견이 여전해 바른정당의 분열로 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3선 의원들은 11일 국회에서 만나 보수통합추진위원회 구성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한 차례 만나 물밑 통합기류를 공식화 한 바 있다.

    바른정당에서 해당 논의를 주도하는 김영우 최고위원은 전날 양당 통합 실무 협의체 격인 추진위 구성에 대한 당내 여론을 청취하고, 한국당 일부 3선들과 접촉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도 전날 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 대선 때 경쟁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이례적으로 나란히 자리했고, 양당 원내대표들도 함께해 주목을 받았다.

    안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생각을 같이하는 많은 의원들과 함께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고, 또 개정할 수 있는 법안이 상정된다면 반드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국민의당에선 안보와 관련해 당내 의견이 나뉘어져 있기에 안보 이외의 분야는 협력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측이 조심스럽지만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은 셈이다.

    때문에 선거연대로의 발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당내 통합파들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의 접촉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바른정당의 경우 대표적 자강론자인 유 의원이 직접 국민의당과의 행사에 나선 건 한국당에만 국한된 당내 통합파들의 논의방향을 전환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이처럼 '양갈래 연대·통합 기류'를 형성한 바른정당 내 자강파와 통합파의 의견은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양측의 대표주자 격인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의원은 9일 저녁 주호영 원내대표, 정병국 전 대표와 함께 회동했지만 특별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유 의원은 "정 전 대표와 저는 지금 한국당은 도저히 변한 게 없기에 지금은 통합할 수 없다. 도저히 명분이 없다는 의견이었다. 그렇기에 우리 당 의원 20명이 똘똘 뭉쳐서 어떻게든 새로운 정치의 길로 가자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의 생각은 한국당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이 이뤄지면 통합의 명분이 상당히 있다고 보시는 것 같다. 통합의 명분에 대한 생각이 워낙 거리가 있어서 특별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설명대로 유 의원은 11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치러 '선(先) 보수개혁·후(後) 통합'의 길을 택하겠다는 것이고, 김 의원은 전대 전 빠른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보수통합의 조건도 유 의원은 한국당이 경제정책 등에서 '개혁 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것이지만, 김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점에서 양측이 다르다. 야권의 연대 논의가 실제론 바른정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당초 추석 연휴 직후 김 의원 등 통합파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들 내에서도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당과의 통합의 방식과 명분에 대해 이견이 분출하면서다. 김영우 최고위원은 "(통합추진위 구성은) 당내 의견조율이 필요하다. 의원들의 의견이 많이 다르다. 내가 주도적으로 할 건 아니고, 당내 다선 의원들과 접촉할 것"이라며 통합파 규합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통합파로 분류되는 한 3선 의원은 "당 대 당 통합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개별 탈당 역시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통화에서 "국감이 시작되는 데 논의에 집중할 수 있겠느냐"며 "박 전 대통령 출당이나 친박 청산 역시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가 당 대 당 통합에 미온적인 점과 한국당 복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집중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의 이탈이 현실화 되더라도 소규모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다수가 참여하는 통합흐름을 조속히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일부 통합파들 사이에서는 전대를 무산시키고 유승민 의원이 아닌 인물을 내세운 '비(非)유승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의견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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