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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 외아들 청첩장 나왔다고 전화했었는데..."



사건/사고

    "추석 전날 외아들 청첩장 나왔다고 전화했었는데..."

    '5명 사상' 의정부 타워크레인 사고...유가족 오열

    1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철거작업 중이던 타워크레인이 쓰러져 널브러져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추석 전날에만 해도 외아들의 청첩장이 나왔다고 전화했었는데..."

    10일 오후 1시 36분쯤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의 한 신축공사 현장에서 해체 중이던 타워크레인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지상 22층 높이의 크레인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추락해 A(56) 씨 등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들은 곧바로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밤 장례식장에서는 사고 소식을 들은 A 씨의 유가족들이 서로 부둥껴 안고 오열하고 있었다. A 씨와 함께 공사현장에서 일했던 B 씨 등 동료들도 모여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A 씨와 형제처럼 지냈다는 B 씨는 장례식장 밖에서 연신 담배를 입에 물며 숨진 동생을 회상했다.

    30년 넘게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고 해체하는 작업을 전문으로 했다는 A 씨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었다고 한다. 가깝게는 판문점 끝에서 멀게는 제주도까지 안 다녀본 현장이 없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12년 넘게 한 팀으로 일해오면서 손발이 잘 맞았다고 한다. B 씨 또한 이 팀에서 2년간 함께 일했다.

    현장에서 상부반장으로 불렸던 A 씨는 작업 전 항상 '안전하게, 추락주의'라는 구호를 외치는 등 안전에 철두철미했다. 특히, 동료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다.

    B 씨는 다음 달 결혼을 앞둔 A 씨의 외아들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장례식장에서 울던 애가 A 씨에게 딸랑 하나 밖에 없는 외아들"이라며 "추석 전날까지만 해도 A 씨가 외아들의 청첩장이 나왔다고 전화했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사고는 타워크레인을 철거하기 위해 타워 마스트(철제 기둥)를 들어 올리는 '텔레스코핑(telescoping)' 작업 중 타워크레인이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타워크레인이 쓰러진 원인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의 과실이 드러날 경우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이들을 입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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