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자료사진/윤창원 기자)
국민의당 일부 중진 의원들이 안철수 대표에게 더불어민주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검토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당의 노선을 두고 균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안철수 대표가 연일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물밑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타진하는 상황 속에서, 일부 중진들은 민주당과의 연정을 검토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국민의당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대표와 중진 의원들은 지난 10일 저녁 여의도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향후 당의 노선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회동은 안 대표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으며 개인 일정이 있는 소수를 제외하고 대다수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중진들은 "민주당과 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고 안 대표에게 제안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어제(10일) 만찬에서 민주당과의 '연정'이 논의됐다고 들었다"며 "연정이라는 단어를 다소 성급하게 쓴 것 같지만 일부 중진들은 그 표현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정을 통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 입법이나 적폐 청산에 힘을 싣고, 국정 운영의 한 주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민주당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국회 인준 과정에서 국민의당의 협조 필요성을 절감하고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물밑 접촉을 해왔던 분위기와도 연계돼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명수 인준을 거치면서 민주당에서도 혼자서는 국정운영을 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많은 접촉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연정이라는 단어는 잘못된 표현이지만 개혁 과제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취임 후 지속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각을 세우고 있고, 민주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연대나 통합 가능성을 활발히 타진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지난 9일 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서 안 대표와 유승민 대표가 나란히 자리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호남 중진들이 안 대표에게 민주당과의 '연정'을 제안한 것은 당의 노선을 둘러싼 양측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바른정당에서 보수통합파와 자강파가 대립하며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국민의당 내부의 노선 논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수면위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